당신의 명상이 소용없었던 이유

by 안작가

민감한 사람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깨달음, 초월, 현존, 놓아버림, 수용이 아니다.


그보다 먼저 필요한 것은

자신의 지각과 한계를 인식하는 능력,

자신의 욕구·생각·반응·감정·경계를 알아차리고,

스스로를 최우선으로 챙기며 분명하게 자기주장을 하고,

진실한 모습을 드러내는 것이다.


두려움에 맞서 도전하고 극복해 내는 행동치료나

역설의도 역시 중요해 보이지만,

민감한 사람에게는 그것보다 더 선행되어야 할 것이 있다.

바로 ‘자기 자신을 정확히 지각하는 능력‘이다.


칼 융이 묘사한 인도인들의 깨달음의 삶은

이미 단단한 자아와 경계를 가진 상태에서의 초월이다.

그러나 민감한 사람에게 명상은 종종

두 다리가 땅에 붙어 있지 않은 채로 초월하려는 시도가 된다.


롤프 젤린이 말했듯,

민감한 사람의 명상은 현실에 뿌리내리지 못한 채

위로 떠오르려는 위험한 시도가 되기 쉽다.

특히

“나는 깨달았으니 모든 것을 허용한다”라는 태도는

민감한 사람에게 자기 한계를 넘어서까지 우호적으로 행동하게 만드는 함정이 된다.


애초에 민감한 인간은

자신을 희생하며 주변에 맞추고,

과도하게 우호적이고 호의적으로 행동하는 경향이 있다.


행동치료를 통해 한때 문제를 극복한 것처럼 보여도,

결국 다시

자신의 한계를 넘어서며 희생하고

비위를 맞추는 패턴을 반복하게 된다.


그래서 민감한 사람에게 필요한 것은

무조건적인 도전이나 극복이 아니라,

도전하되 자신을 잃지 않는 능력이다.

용기를 가지고 나아가되,

동시에 지금 내 몸과 마음이 무엇을 느끼는지,

어디까지가 나의 한계인지를 끊임없이 지각해야 한다.


중심을 잡아야 한다.


호흡하며 자신에게 집중하고,

자신의 감각을 통해 스스로를 지각한다.

그리고 그 민감한 감각을

초월을 위해서가 아니라, 한계와 경계를 세우는 데 사용해야 한다.


민감함은 사라져야 할 결함이 아니라,

자기 자신을 지키기 위한 가장 정교한 도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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