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름Ⅱ

by 바투바투

작년 겨울에 버스정류장 옆에서 인도와 차선에 아슬아슬하게 걸쳐 앉아 술병을 들고 악에 받친 고함을 지르시던 아저씨가 있었다. 아저씨는 자신의 안전을 신경 쓰기 어려울 만큼 위태로워 보였는데, 주변의 사람들은 그 사람을 외면하고 피하기 바빴다.


나도 외면하는 사람 중 한 사람이었다. 나에게 혹여나 해를 끼치는 건 아닌지 멀찌감치 떨어져서 지켜보고 있었다. 그러다가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무엇이 자신의 안위도 신경 쓰지 못할 만큼 힘들게 만든 것일까.’


아마 그날은 그분의 평범한 일상에서 갑자기 찾아온 버거운 하루였을 수 있다. 그래서 그렇게 고함으로 자신의 버거움을 토해내고 있으셨을 수도 있다. 평소와 다름없는 하루를 보다가 갑자기 걸려온 전화에 심장이 쿵 하고 내려앉는 이야기를 들었을 수도 있다. 그 전화에 그동안 쌓아온 일들이 다 무너졌을 수도 있다. 하지만 집에는 평소와 다름없이 자신의 퇴근을 기다리는 아내와 자식이 있을 것이고 가장으로서 그분은 밖에서의 일을 티 내지 않으려 그렇게 울분을 토하고 있으셨을 수도 있다.


그렇게 생각하니 문득 지나쳐지는 사람들의 불편한 행동들이 마냥 불편하게만은 느껴지지 않는다. 물론 그중에는 정말로 성격이 못된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단편적인 순간만으로 그 사람을 판단하고 싶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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