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보다 눈이 빛을 받아들이는 정도가 3배 정도 된다. 그래서 작은 빛에도 눈이 부시고 쉽사리 눈의 피로감을 느낀다. 그래서일까 어릴 적부터 햇빛이 싫었다. 너무 눈부셔서 힘들었다. 나중에 크면 온통 집안을 까맣게 살아야겠다고 다짐하곤 했다.
지금은 어둡게 살고 있다. 창문의 암막 커튼, 오로지 간접 등만을 켜 놓는다. 어두운 방 안에서 마음 편히 있다가 여동생이 내방에서 무언가를 찾으러 와서 전등이라도 켜게 되면 갑작스러운 눈부심에 자동으로 ‘으악!’하고 눈살을 찌푸리며 손으로 눈을 가린다.
“언니야가 무슨 뱀파이어야?”
내 방에 갑자기 나타난 이 강한 불빛이 나는 힘겨운데 동생이 너무 태평스럽게 얘기한다. ‘네가 이 눈부심을 몰라서 그런데, 빛이 내 눈동자를 찌르는 것 같아.’라고 말하려다가 참았다. 마치 전등 스위치가 마늘인 것처럼 동생이 거기에 손을 대면 무서워진다. 동생 말처럼 정말 뱀파이어가 된 것 같은 기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