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동생이 아침 일찍부터 대구에 내려가고 나서 다시 잠들었다가 점심쯤에 일어나서 할 것들을 하러 혼자 카페에 갔다. 며칠간 동생과 함께 있었는데 다시 혼자 있게 된 후로 계속 기분이 좋지 않았다. 일부러 달콤한 음료를 시켰지만 그런데도 점점 상태가 나빠지더니 시간이 좀 지나서는 작업하면서도 계속 울먹거리다가 결국 몇 번이나 화장실에 가서 꺼이꺼이 울고 왔다.
분리불안이 있나 싶었다. 여동생이 화요일에 다시 서울로 올라온다고 했는데, 나한테는 그 시간이 너무 까마득했고 숨이 자꾸만 턱턱 막혀서 숨쉬기 곤란할 정도였다. 누군가 옆에 없다는 것을 실감하자마자 또다시 ‘어떻게 내일을 살지?’ 하는 생각에 사로잡혔고 몸 상태가 급격히 나빠짐을 느끼면서 정신적으로 나는 정말 나약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옆에 누군가 없다고 이렇게 힘들다고?’ 이렇게 약해지는 상황이 너무 웃겼다.
집에 내려간 여동생은 달이 예쁘다고 사진을 찍어서 보내줬는데 찍은 사진을 보니 정말로 예뻤다. 달 사진을 선물로 받으니까, 기분이 한결 나아졌다. 아마 동생은 그렇게나마 나를 위로해주고 싶었던 것 같다.
다시 불 꺼진 자취방에 돌아와서 평소처럼 간접조명을 켰다. 보통은 조명 두 개를 켜놓는데 그중 한 개가 건전지를 갈 때가 되어서 불이 하나만 켜졌다. 보통은 바로 건전지를 교체하는데 오늘은 그냥 그대로 있었다. 하나가 부족하더라도 불빛은 불빛이니까 좋아.
올해 들어 유독 하루하루가 불안한 나날들이 계속되고 있는 것 같다. 주위 친구들이 걱정을 많이 해준다. 고마운 친구들. 여동생도 아까 밤에 천둥과 번개가 많이 친다고 걱정된다며 전화를 해줬다. 이런 나를 걱정해 주는 사람들이 고맙다.
내가 얼른 다시 괜찮아지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