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는 일상적인 일과 우울함을 적는 일기장이 따로 있다. 우울함을 기록하는 일기장은 며칠 뒤에 다시 그 글을 읽고는 마치 그 기분을 털어내듯이 찢어버려서 남아 있는 내용이 하나도 없다.
일상 일기장에는 이런저런 일상들의 기록들이 다 적혀있다. 되도록 우울한 내용은 배제하려 하지만 요즘 짝사랑에 대한 속마음을 자주 적게 되면서 일기의 내용이 다소 가라앉아 있다. 우울 일기장이었다면 찢어냈을 법한 내용들도 있지만 그러지 못했다. 그런 감정들마저 너와 관련된 기록이라고 외면하고 싶지 않은 마음이라 찢어낼 수 없었다.
훗날 시간이 지났을 때 나도 누군가를 이리도 마음 사무치게 누군가를 좋아한 적이 있었다고, 그때는 가벼운 마음으로 웃으면서 이 글들을 다시 볼 수 있는 날을 고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