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다녀온 아이에게 물어볼 것, 묻지 말아야 할 것!

by 마음리본


3월 첫 주가 지나갔다. 아이에게도 부모에게도 선생님에게도 3월 첫 주는 힘든 한 주이다. 특히 아이는 낯선 환경에 적응하느라 긴장, 설렘, 두려움, 즐거움이 교차하는 스펙터클한 1주일이었으리라. 부모 입장에서는 아이가 학교에 잘 적응하고 있는지, 밥은 잘 먹고 오는지 궁금하기 짝이 없다. 하지만 워워~~ 쏟아지려는 폭풍 질문은 잠시 멈추자. 궁금하다고 아이가 가방을 내려놓기도 전에 질문 세례부터 하는 것은 금물이다. 하루 이틀은 잘 대답할지 몰라도, 루틴이 된다면 아이는 이 질문만으로도 스트레스받을 수 있다. 오늘은 학교 다녀온 아이에게 물어볼 것과 묻지 말아야 할 것에 대해 알아보자.


* '오늘은 어땠어?' 질문이 아이에게 어려운 이유


올해 학교에 입학한 석이 엄마는 교문에서 석이를 보자마자 묻는다.
"오늘은 어땠어?"
이 질문에 석이는 아무 생각 없이 대답한다.
"좋았어." "재미있었어"
"뭐가 좋았는데?"
여기서부터는 이것저것 설명해야 해서 조금 귀찮다.
"다 좋았어."
"다 뭐가 좋았는데? 밥은 맛있었어? 선생님은? 친구들은?"
가뜩이나 생일도 늦은 석이가 학교에서 밥은 잘 먹었는지, 선생님은 친절한지, 친구들하고는 잘 놀았는지 석이 엄마는 궁금한 것 투성이다.
마음 같아선 교실을 cctv로 중계해 줬으면 좋겠다.
그런 엄마 마음도 모르고 석이는 냅다 놀이터로 뛰어간다.



'오늘은 어땠어?'라는 질문 자체가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 상대의 안부를 물어봐주고, 너의 말을 들을 준비가 되었다는 배려의 언어니까. 문제는 질문의 당사자가 부모라는 데 있다. 아이가 오늘도 잘 놀았으면 하는 바람이 섞이는 순간 아이는 질문 앞에 갈등하게 된다. 내가 재미가 없다고 하면 엄마 표정이 찡그려질 텐데 어쩌지? 그저 그런 하루인데도 재미있었다고 해야 하나? 특히 그 질문을 매일 되풀이하는 게 문제다. 아이는 부모가 어떤 대답을 원하는지 표정을 읽어가며, 부모가 원하는 대답을 하기 위해 애를 써야 할지도 모른다.

나의 둘째 아들은 초등학교 1학년 때 이것저것 설명을 길게 하는 아이가 아니었다. 어느 날은 내가 하도 학교 생활을 물어보니 딱 한 마디로 대답했다.

"빵꾸 똥꾸!"

말이 늦된 아이도 아니였는데 왠 외계어란 말인가? 이 말 저 말 하기 귀찮아 아무 말이나 하는 걸 보며 학교 생활에 대해 묻기를 그만두었다.

대신에 평상시 아이의 말이나 행동을 보며 학교 생활에 대한 힌트가 보이면 그걸 매개로 삼아 대화를 건넸다. 예를 들어, 형이랑 대화하다가 요즘 교실에서 유행하는 장난감 이야기가 나오면, 한 마디 건넸다.

"민아, 너도 그 장난감 가지고 놀아? 그 장난감으로 무슨 놀이했어?"

아이는 자신의 관심사에 대해 묻자 신나서 놀이 방법에 대해 알려주며, 같이 논 친구가 했던 말까지 전달해주었다.


물론 성별에 따른 차이도 있다. 대체로 여자 아이들의 경우 집에 오면 귀가 따가울 정도로 학교 이야기를 미주알 고주알 한다고 한다. 필자는 여자 아이를 키워보지 않았지만, 학부모들 말에 의하면 그렇다. 무뚝뚝한 아들을 키우는 입장에서는 이런 여자 아이들이 부럽겠지만, 그에 따른 역효과도 있다. 너무 시시콜콜 얘기하다보니 전달 안 해도 될 것까지 전달이 되기도 하고, 아이 눈에 필터링 된 사건이 다른 부모에게 잘못 전달되어 오해를 낳기도 한다. 괜히 다른 부모에게 '00이가 그랬다는데 알고 있었어?' 라고 전달해서 전해들은 학부모가 기분이 나쁠 때도 있고, 상담와서 담임 교사에게 '00가 좀 힘들게 한다면서요?' 라고 아이에게 전해들은 이야기로 교사를 곤혹스럽게 하기도 한다. 만약 내 아이가 학교 일을 자세하게 전달하는 아이라면 특히나 잘 걸러듣고 다른 사람에게 전하지 않도록 주의가 필요하다. 아무리 내 아이를 위한 정보라도 다른 학부모 입을 통해 전해 듣는 것은 기분 나쁠 수 있으니까.


그렇다면 학교 다녀온 아이에게 무엇을 묻고, 무엇을 묻지 말아야 할까?


초등 1학년 아이가 집에 왔을 때 부모가 물어보면 좋은 것


1. 감정을 묻는 질문

아이의 하루를 평가가 아니라 감정 중심으로 열어주는 질문이다.

오늘 학교에서 제일 재미있었던 일 뭐였어?

웃긴 일 있었어?

기분 좋았던 순간 있었어?

속상한 일 있었어?


➡ 이런 질문은 아이가 학교를 감정으로 기억하게 한다.


2. 관계를 묻는 질문

초등 1학년에게 학교의 핵심은 공부가 아니라 친구 관계이다.

오늘 새로 친해진 친구 있어?

누가 오늘 재밌는 말 했어?


➡ 이런 질문은 사회성 발달에 도움이 된다.


3. 활동을 묻는 질문

학교생활을 이야기처럼 풀어내게 하는 질문이다.

오늘 학교에서 뭐 만들었어?

오늘 체육 시간에 무슨 놀이 했어?

오늘 학교에서 처음 해본 것 있어?


➡ 아이가 학교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말하게 된다.


4. 부모가 꼭 해주면 좋은 말

질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이러한 말들이다.


오늘도 학교 다녀오느라 수고했어

학교 가는 것만 해도 대단한 거야

힘든 일 있으면 엄마한테 말해도 돼

엄마는 네 편이야


초등 1학년은 “학교 잘 다녀온 것만으로도 충분히 잘한 것”이니까.



부모가 묻지 않아야 할 질문


1. 공부 결과 중심 질문


오늘 발표했어?

받아쓰기 몇 개 틀렸어?

숙제 다 했어?

잘하고 왔지?


➡ 아이는 학교 = 평가받는 곳으로 느끼게 된다.


2. 비교 질문


누가 제일 잘해?

너는 몇 번째야?

○○는 잘한다던데 너는 어때?


➡ 아이는 불안과 경쟁의식이 커진다.


3. 문제 찾기 질문


오늘 혼난 적 없어?

싸운 일 없지?

선생님한테 지적받은 건 없어?

힘들게 하는 친구 없어?


➡ 아이는 부모에게 숨기거나 과장되게 말하기도 한다.



*초등 1학년 부모, 가장 중요한 질문 원칙


하루에 한 가지면 충분합니다.

좋은 질문 하나:

"오늘 학교에서 제일 재미있었던 일 뭐야?"


그리고 아이가 말하면
판단하지 말고 그냥 들어주는 것.

이것이 초등학생을 둔 부모와 아이의 원활한 대화를 위한 팁이다!


결론


초등학교 1학년에게 학교는 새로운 세상을 만나는 곳이다. 친구를 만나고, 선생님을 만나고, 규칙을 배우고, 작은 사회를 경험하는 곳이다. 그래서 아이가 학교에서 돌아왔을 때 부모의 질문은 매우 중요하다. 부모의 작은 질문 하나가 부모와 아이를 연결하는 고리가 되기도 하고, 단절을 부르기도 한다. 부모의 질문과 답에 따라 아이는 학교 생활 일거수일투족을 감시받는 기분이 들기도 하고, 평가받는 기분이 들기도 한다. 그러니, 부모가 기억해야 할 원칙을 꼭 기억하자.


“결과가 아니라 경험을 물어볼 것.

되도록이면 많이 묻지 않을 것!


아이는 자동으로 크는 것 같지만, 부모의 작은 고민 하나, 아이와 좋은 대화를 위한 질문 하나하나가 모여 스스로에 대한 효능감과 안정감 속에 조금씩 성장해 나간다. 입학 첫 주 주말엔 가족과 식탁에 둘러앉아 맛있는 음식과 함께 한 주간 있었던 일을 이야기해 보자. 부모부터 1주일 중 즐거웠던 일과 힘든 일을 나누다 보면 아이도 대화에 참여하고 싶어 안달을 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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