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의록은 일잘러들이 잘하는 필수 업무 스킬입니다
업무를 하다 보면 회의가 참 잦습니다. 회의가 끝나면 늘 자연스럽게 따라붙는 것이 회의록이지요.
얼마 전 일입니다. 여러 부서가 함께 모여 회의를 진행했는데, 점심시간을 살짝 넘긴 시각에 회의가 마무리되었습니다. 함께 일하는 한 직원이 눈에 띄었어요.
아는 팀장님 아래에서 일하는 분이라 “점심이나 같이 할까?” 하고 둘러보니 어느새 회의가 끝나자마자 사라지고 없더군요. 속으로는 ‘점심 약속이 있었나?’ 싶었지만, 조금 후 전화를 해보니 이렇게 말하더군요.
“회의록 쓰려고 조금 먼저 나왔습니다.” 그 말이 어쩐지 마음에 남았습니다. 그래서 “밥은 먹고 하자”며 함께 점심을 했고, 그 후 그 친구로부터 도착한 메일 한 통. 회의록이었지요.
참석자뿐 아니라, 회의에 참석하지 못했던 다른 팀장님들까지 모두 참조인에 넣어 정중히 공유한 그 메일을 보며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 이래서 먼저 나갔던 거였구나.' 그리고 또 하나. 회의록을 빨리 쓰는 사람이 그 회의의 주도권을 잡는구나. 회의를 누가 주관했느냐보다 그 회의를 누가 정리하고 공유하느냐가 더 강력한 메시지가 될 수 있습니다.
조직에서 누가 일을 잘하는 가도 중요하지만, 그걸 ‘어떻게 보여주는가’도 무척 중요하지요. 이야기하자면 조금 낯간지러운 말이지만, 우리는 이걸 '광내기'라고 부르곤 합니다.
광만 내는 사람도 있지만, 정작 중요한 일인데도 광을 내지 않아 묻히는 경우도 많습니다. 일을 정말 열심히 해도 그 흔적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하면 인정받기 어려운 경우, 참 많지요.
회의록은 그 작은 ‘광’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그 회의에 대해 누가 가장 먼저 정리하고, 누가 가장 먼저 관심을 갖고 다음을 준비하는지를 보여주는 명확한 신호이니까요.
요즘은 예전처럼 워드 포맷에 맞춰 딱딱 쓰는 분위기는 아니지만, 간단하게 메일로 보내는 것도 충분히 좋은 방법입니다.
회의록 쓰는 일, 누군가는 ‘막내가 하는 허드렛일’로 여길지 몰라도 조금만 신경 쓰면, 조직 안에서 ‘일 잘하는 사람’으로 보일 수 있는 아주 효과적인 방법이 되기도 합니다. 크게 시간과 비용이 드는 일도 아니고, 조용히, 그러나 분명하게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는 방법이지요.
남들이 회의 끝나고 커피 마실 때, 먼저 자리를 뜬 그 친구는 그날 회의의 흐름을 정리하고, 자연스럽게 그 자리를 장악했습니다. 작지만 단단한 스킬. 회의록 하나에도 많은 것들이 숨겨져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