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보는 사람도 이해 하는 보고서
서울에 올라온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의 이야기입니다.
그 시절엔 보고서를 작성해 팀장님께 드려도 한 번에 통과되는 경우는 거의 없었습니다.
항상 수정 지시가 따랐고, 피드백은 매번 비슷한 말씀이셨습니다.
“이걸 처음 보는 사람이 읽었을 때, 무슨 말인지 이해할 수 있을까?”
속으론 이런 생각이 들곤 했습니다.
‘최대한 쉽게 풀어서 쓴 건데… 뭐가 이해가 안 된다는 걸까?’
그런데 참 신기하게도, 피드백을 반영해서 고치다 보면 보고서가 훨씬 더 깔끔해졌습니다. 내용의 흐름이 자연스러워지고, 표현도 더 정돈되어 있었죠.무엇보다, 처음보다 훨씬 더 읽기 쉬웠고요.
시간이 지나, 우연히 예전에 작성했던 보고서를 다시 보게 된 적이 있습니다. 그땐 미처 몰랐던 어색함이 보였고, 많이 부족했구나 싶었습니다.
지금은 제가 팀장이 되어, 직원 들의 보고서를 검토하는 입장이 되었습니다. 그러다 보면 문득 그 시절 팀장님 말씀이 떠오르고, 절로 고개가 끄덕여집니다.
보고서라는 건 결국, ‘처음 접하는 사람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써야 한다는 걸 이제는 알게 되었습니다.
실무를 오래 하다 보면, 당연하게 여겨 생략하게 되는 내용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 작은 생략 하나가 흐름을 끊고, 오히려 큰 궁금증이 되기도 합니다.
한정된 분량 안에 꼭 필요한 내용을 담되, 누가 읽어도 어렵지 않도록 다듬어진 말로, 처음부터 끝까지 자연스럽게 흐를 수 있게 써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좋은 보고서란, 처음 만나는 사람에게도 친절하게 말을 건네는 ‘친절한 보고서 씨’가 되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