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출근길에 눈에 띄는 광고가 하나 들어왔다.
"여전할 건가요? 역전할 건가요?"
처음에는 언어유희로 참 아이디어가 좋다 정도로 생각하며
걸어가는데 문장이 머릿속에서 계속 맴돌았다.
마치 내가 수험생이 된 거 마냥 뭔가 마음이 조금씩 무거워지는 느낌이었다.
직장 생활도 인생도 어느덧 중간을 지나고 있는 시점에
과연 나는 인생의 역전을 찾아가고 있는가?
아니면 여전히 살고 있는가?
물음에 자신 있게 역전을 이야기하지는 못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하며 지하철에 몸을 실었다.
흙수저 집안에서 태어나 어릴 적부터 특별히 잘하는 것 없이
공부했고 대학을 나왔고 운 좋게 취업을 했다.
지금까지 큰 변화 없이 결혼하고 자식을 놓고 직장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생활을 하고 있다.
튼튼한 울타리일 거라 생각했던 곳이 생각만큼 튼튼하지
못하다는 걸 알게 된 어느 시점부터는 마음 하나 기댈 곳이 없다는 생각도 들었다.
시간은 쏜살같이 흘렀는데 지나간 시간 속에 가슴 후련한
기억보다는 아쉬운 기억들이 많은 공간을 채우고 있는 느낌이다.
40대 중반쯤이 되면 뭔가를 이루고 인생의 역전을 꿈꿀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막상 그 시점에 도달해도 달라진 건 크게 없다.
직장 일에 하루의 대부분을 보내고 나면 에너지가 고갈돼서
들어온 집에서 잠깐의 충전을 거쳐 다시 또 에너지를 방전하러 간다.
그래도 올해는 여전한 삶을 조금이라도 바꿔 보기 위해
조금씩 변화를 해보려고 하고 있다.
블로그 글을 써보고 책도 조금 더 읽어보고 독서모임에도
참여해 보고 운동 시간도 가져 보려고 한다.
그런데 직장에 포커싱 된 삶의 루틴 속에서 변화를
도모하는 것이 쉽지 많은 않다.
앞으로 나가는 속도가 더딘가? 제대로 가는 방향이 맞나?
나를 힘들게만 하는 게 아닌가? 생각도 하게 된다.
하지만 일단은 해보려고 한다.
비록 거창한 역전이 아니라 하더라도,
여전함 속 조금씩 변화해 보는 작은 움직임들이 언젠가는
나를 조금은 더 나은 방향으로 데려다 줄거라 믿고 싶다.
매일을 반복하는 일상 속에서 꾸역꾸역 조금씩
무언가를 채워 나가고 있다는 것이
결국은 나를 채워가는 힘이 될 거라고
그렇게 오늘도 생각하며 하루를 시작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