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여행을 다녀와서 그런지 여행 관련
에피소드가 하나 기억이 납니다.
예전 팀에서 직원들과 여행 준비 관련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습니다.
그런 얘기를 하다 보면 어김없이 MBTI 얘기로
자연스럽게 흘러가곤 하는데요,
그때 P 성향 직원의 여행 준비 스타일은...
솔직히 말해서 저한텐 작은 문화 충격이었습니다.
그 친구가 연초부터 여러 번 스페인 여행 계획을
이야기해서 중간중간 여행 준비 질문을 했는데
그럴 때마다 같은 패턴의 대화가 이뤄졌습니다.
"여행 준비 잘 되고 있어?
"아직요.. 벌써 준비해야 되나요?"
"이제 얼마 남지 않은 거 아냐?"
"어떻게 되겠죠.."
출발하는 주에도
"숙소/교통편은 이제 다 정해졌지?"
"아니요.. 해야 되는데.."
"헐.. 이번 주 출국 아니냐?"
"맞아요.. ㅋ"
그렇게 그 친구는 어느샌가 여행을 떠났고,
어느샌가 무사히 다녀왔습니다.
도대체 언제 뭘 어떻게 준비했는지 아직도
미스터리입니다.
저는 J 성향이 강하고 여행 준비도 오래전
부터 이것저것 많이 알아보고 준비하는
스타일입니다.
주변에 좀 심하게 이야기하기로
"여행은 계획된 것을 확인하러 가는 거다"라고
이야기할 정도였으니까요.
그래서 그 P 성향의 친구를 아직도
이해는 못 하고 있습니다.
잘 무사히 재밌게 갔다 온 걸 보면
신기하기도 하고 이렇게도 여행을 할 수
있는 거구나 싶었네요.
J 성향의 저도 아이와 여행을 다니면서
많은 부분을 포기하는 여행을 하게 된 거 같습니다.
아이와 다니면서는 계획된 대로 흘러가는 게
불가능하다는 걸 느낀 후로는 숙소와 교통편
이외에는 대략적인 장소 정도만 정하고
가게 되는 여행이 많아지는 것 같습니다.
특히 또 중요한 이유 중에 하나는 애는
P 성향이라는 것이죠.. 이건 유전이 안되었네요..
아이와 함께 하면서 삶의 많은 부분들이
바뀌고 포기하는 것들도 많이 생깁니다.
그러면서 배우는 것들도 있습니다.
꼭 그렇게 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
정해진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아도 괜찮고
나름의 또 다른 것을 볼 수 있다는 것을요.
그럼에도 아직까지도 짧게 가는 국내 여행도
아닌 먼 타국에 가는 여행인데
숙소와 교통편을 출발 직전까지 정하지 않는
여행은 머리로는 이해가 되진 않습니다.ㅋ
그 친구는 저를 똑같이 이해하지 못하겠죠?
아마 속으로 이렇게 이야기했을 것 같습니다.
"팀장님은 도대체 언제부터 여행 준비를 하는 거야?"
"참 피곤하게 사시네.."라고요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