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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름 Jul 29. 2023

역시 mbti는 과학이라니깐?

내가 살아가는 방식(2023/06/26의 기록)

mbti를 너무나 좋아하는 내가 오늘도 ‘역시 mbti는 과학이라니까?‘라는 생각을 하게끔 만든 사건이 있었다. 저녁에 갑자기 언니가 세 자매가 함께 있는 단톡방에  “야 나 요즘 t비율이 높아진 것 같아”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mbti얘기라면 사족을 못쓰는 나는 그 말의 이유가 너무나 궁금해 곧바로 이유를 묻자, 최근에 비가 많이 온 날 가려던 카페에 갔다 문이 닫힌 것을 보고 언니의 남자친구가 “ 저기 저 사장님도 우리처럼 문 닫고 낭만 찾으러 놀러 갔나 봐”라는 말을 했다는 것이다. 거기에 f의 비율이 높던 예전의 언니 같은 경우에는 맞장구를 치며 무언가 감성적인 말을 던져줬을 테지만, 왜인지 요즘따라 t비율이 높아진 언니는 “뭔 낭만은 낭만이야. 자영업자에게 그런 게 어딨어? 문 닫으면 그냥 뭐 하루 땡 친 거지.”라는 말을 했다는 거다. 그 말에 나는 언니의 말이 부정할 수 없는 맞는 사실이라 너무나 웃기면서도 ‘언니의 t 비율이 확실히 높아졌나 보네 ‘라는 생각을 했다.


극강 f에 의미부여 없이 못 사는 나는 딱 언니남자친구의 말을 듣자마자 ‘오.. 로맨틱하다. 비를 보면서 낭만을 찾으러 갔다고 생각하다니.. 이 사람 이거 한 감성 하는데? 언니와 함께 비를 맞으며 돌아다니는 것이 이 사람한테는 낭만이라는 거잖아!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는 거잖아? 어쩌면 이 사실을 언니에게 돌려서 말해주고 싶었던 걸까?!”라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바로 극강 f스러운 나의 생각을 언니와 동생에게 전해주자 그녀들은 기겁을 하며 “너 진짜 f구나..?  야.. 예전보다 더 비율이 높아진 것 같다..” 라며 질색을 했다. 하지만 웃기게도 이것은 너무나 부정할 수는 사실이다. 최근 들어 더 감성적이고 감정적으로 변했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역시나 이런 한 문장에서도 감성을 찾고 의미를 찾으려고 하고 있었다니. 이런 나 자신이 너무나 웃기면서도 ‘역시 f가 죽지 않았군’이라는 생각에 왠지 모를 뿌듯함을 느꼈다. 이렇게 한마디 한마디에 들어가 있을지 모를 의미와 감정을 찾으려 하는 것이 어떨 때는 피곤하기도 하고 나 스스로 질린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지만, 그래도 스스로 여러 가지 생각을 하며 해석하고 받아들일 수 있다는 것이 나름 또 재미있다. 이 일이 있고 난 후 곧바로 궁금하여 또다시 해본 mbti검사에서 역시나 f의 비율이 높게 나왔다. 그것에 ‘역시는 역시군. 역시 과학 맞다니깐?!‘라는 생각을 해버렸다. 이렇게 오늘 mbti 맹신론자 같은 글을 써버리게 되었지만, 그래도 매번 너무나 신기하고 재밌는 걸 어찌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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