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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름 Apr 27. 2024

자연: 그 푸릇함

주절거림

눈이 부실정로로 파릇한 그 색을 보고 있노라면 그 푸릇함에 눈이 멀어버릴 것만 같다. 그 선명하고 깨끗한 푸름에 언제나 나는 나의 눈을 제대로 뜰 수가 없다. 눈이 시릴정도로 아름다운 그 모습을 간신히 뜬 눈으로 계속해서 바라보고 있으면 나는 나의 눈에서 눈물이 툭 하고 떨어질 것만 같다. 그 초록빛이 저항할 새도 없이 나의 온몸 곳곳으로 흘러들어 올 때면 나는 숨이 턱 하고 막힌다. 내 온몸의 세포와 혈관에 도는 그 영롱한 초록빛을 생각하면 나는 온몸이 덜덜 떨려온다. 그 순결함을 생각하면 온몸의 떨림을 멈출 수가 없다. 나의 떨려오는 몸을 양팔로 붙잡으며 그 순환에 집중을 하다보면 어느새 내 귀에는 아무것도 들려오지 않는다. 나의 모든 감각들이 서서히 희미해지며 나 또한 그 푸릇함에 일부가 되어가는 것만 같다. 다시 이전 상태인 ‘무(無)‘ 로 되돌아가는 것만 같다. 나는 사라지고 그 자리에는 덩그러니 쨍한 푸름만이 남는 것 같다. 드디어 나는 사라지고 그들의 일부가 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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