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절거림
아무리 꼴 보기 싫고 마음에 안 들더라도 결국에는 하나뿐인 나의 몸뚱어리. 짧던 거대하던 작던 삐쩍 마르던 죽는 순간까지도, 죽어서까지도 가져가야만 하는 하나뿐인 나의 몸뚱어리. 남들과 자그마한 것 하나까지도 비교해 가며 나를 상처 입혀봤자 나는 이 몸뚱어리에서 영원히 벗어날 수가 없다. 남들의 따갑고도 뜨거운 평가와 거울 속에서 입술을 비죽 내밀고는 나의 몸뚱어리를 위아래로 흘겨보며 인상을 쓰고 있는 한 여자가 있더래도 나는 그 여자에게서 벗어날 수가 없다. 아무리 노력해도, 아무리 간절하게 원해도 가질 수 없는 그 몸뚱어리를 ‘이상’처럼 좇아 헤매도 결국 겨울 속에 존재하는 몸뚱어리는 여전히 그 여자이다. 결코 내가 원하는 몸뚱어리는 가질 수도, 될 수도 없다. 하지만 그것을 인정하고 깨닫는 데까지는 꽤 오랜 시간이 걸리며 많은 나의 소비를 일으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