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절거림들-과거 편
나는 굉장히 모순적인 사람이라 혼자 있기를 좋아하지만 또 혼자 있기를 싫어한다. 어느 순간부터는 혼자인 것이 너무나 공허해 공백의 시간들이 생겨버리면 그것들을 참지 못하고, 무언가를 하며 그 공백의 시간들을 채워나갔다. 하지만 그렇게 공허함을 채우기 위해 시작한 어떠한 것들도 끝내 끈기 있게 해내지를 못했다. 그럼 난 또 그 공허함에 허덕이다 공허를 달래기 위해 다시 무언가를 시작했다. 그렇게 반복했다.
공허함이라는 감정은 내가 굉장히 자주 느끼는 감정이다. 이 감정은 친구들 사이에 있어도, 가족들과 함께 있어도, 행복을 느끼는 순간에도, 많은 사람들 사이에서 웃고 떠들면서도 크기가 작냐 크냐의 문제지 항상 내가 느끼는 감정이다. 사람들의 대화 속에서도 갑작스레 가슴이 뻥 뚫린 것만 같은 감정을 느낀다. 그럼 그 순간부터 기분이 확 가라앉으며 우울감에 빠져버린다. 나에게는 일상이 되어버린 이 공허함은 꼭 우울감을 함께 데려온다. 이제는 이 두 가지 감정의 차이가 뭔지도 모르겠다. 이 둘은 서로에게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이 같다. 항상 이런 감정을 느낄 때마다 나는 아무도 나를 모르는, 본래 나라는 사람이 이 세상에 없었던 것처럼 사라지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