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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속에 무엇인가 움틀거리고 있다

시 한 줄

by 김기수


마음 속에 무엇인가 움틀거리고 있다


요즘 들어,

자꾸만 내 안에서 말이 자라난다.

소리 내어 말하지 않아도,

묘하게 감지되는 어떤 떨림.

마음 깊은 곳에서

무언가가 아주 작게,

그러나 확실하게 움직이고 있다.


그것이 무엇인지 아직은 모르겠다.

어떤 이름도 붙이지 못하겠다.

하지만 분명한 건,

그 움직임이 내 안에 있다는 사실.

그리고 그건

조금도 사라질 생각이 없다는 것이다.



어느 날은 그렇게 느꼈다.

이건 변화의 시작일지도 모르겠다고.

새싹이 땅을 밀어올릴 때,

그건 겉으로는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뿌리 아래에서는

엄청난 생명의 움직임이 시작되고 있는 것이다.


내 마음도 그렇다.

겉으론 여전히 고요하고,

나의 일상은 달라지지 않았지만,

무언가 아주 미세하게

움트고 있다.



시 한 줄 | 조용한 틈새에서


한참 동안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것 같을 때


사실은

가장 중요한 일들이

조용히 자라고 있었다



그건 아마도,

내가 나에게로 돌아오는 과정일지도 모른다.

그동안 너무 바쁘게,

너무 멀리 걸어왔기에

잊고 있던 나의 온도,

나만의 숨결이

다시 느껴지기 시작한 것이다.


내가 나를 다시 만나는 이 고요한 시기,

어쩌면

‘움튼다’는 말보다 더 정확한 표현은 없을 것이다.



사람은 늘 어떤 변화를 두려워한다.

새로운 계절 앞에 서면,

우리는 늘 머뭇거리게 된다.

하지만 움트는 건

두려움만이 아니다.


그건 희망이고,

기다림이며,

삶이 멈추지 않고 이어지고 있다는

또 하나의 증거다.



시 한 줄 | 아직 피지 않은 마음


말하지 못한 마음이

더 크게 자란다

움틀거리는 건

무너짐이 아니라

다시 피어날 준비



그래서 나는 오늘도

그 작고 미묘한 진동을

마음속에서 가만히 꺼내어 바라본다.

무엇이 될지는 모르지만

그건 분명 ‘나답게’ 자라날 것이다.


그리고 언젠가,

그 움틀거림은

한 송이 말이 되고,

한 줄의 시가 되며,

나를 나로 살게 하는

다정한 빛이 되어줄 것이다.



당신 마음 속에도

지금, 무엇인가 움틀거리고 있지 않나요?

말이 되지 않아도 괜찮아요.

그 조용한 떨림이

당신의 봄이 될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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