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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라는 여행-삶의 사계절

3장 가을 -성숙의 길목-04

by 김기수

3장. 가을 — 성숙의 길목


익어간다는 것


문득 거울 앞에 섰을 때,

어느새 낯선 주름이 인사를 건넨다.

달려온 시간이 흔적을 남겼다는 듯,

눈가와 이마에 말없이 새겨진 삶의 노래.


한때는

무엇이 될지를 고민했고,

지금은

어떻게 살아갈지를 되묻는다.

이제는 선택보다

지켜야 할 것들이 많아진 시절.


아이의 뒷모습을 보며 멈칫하고,

부모의 걸음을 바라보며 가슴이 저며온다.

삶이란 건

사랑하고, 책임지고, 놓아주는 일이라는 걸

조금씩 배워가는 가을.


마음은 여전히 젊고,

몸은 가끔씩 무겁다.

그러나 그 무게는

인생을 진짜 내 것으로 만들어 준다.

뜨거움 대신 따뜻함으로,

속도 대신 깊이로 살아가는 법을 안다.


사랑은 말이 아니라

매일의 작은 행동 속에 스며 있고,

행복은

크고 반짝이는 것이 아니라

고요한 일상 속에 조용히 묻혀 있다.


가을은 나무가 잎을 떨구는 계절.

그러나 잃는 것이 아니라,

불필요한 것을 내려놓는 지혜를 배운다.

나 또한,

이제는 덜어냄으로써 더 충만해진다.



짧은 메시지: 익어가는 당신에게


서두르지 않아도 돼요.

이미 당신은 많은 것을 이루었고,

이제는 삶이 당신을 다독이는 시간입니다.

익어가는 모든 것은 아름답습니다.

당신도 그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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