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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나의 우정아-02

by 김기수


친구야,

생각해 보면 우리는 참 조용히, 오래 함께해 왔지.

자주 연락하지 않아도 어색하지 않고,

때로는 몇 달 만에 마주 앉아도 어제 본 것처럼 편안해.


우리 우정은 꼭 따뜻한 담요 같아.

툭 던져두어도 늘 그 자리에 있고,

필요할 때 가만히 덮으면

마음까지 포근해지는 그런 존재.


네가 가만히 건넸던 말들이 떠올라.

“괜찮아, 다 잘될 거야.”

짧은 그 한마디에

어쩌면 내가 얼마나 많은 위로를 받았는지,

넌 모를 거야.


우리는 서로를 잘 안다고 말하지만,

사실은 말하지 않은 마음들이 더 많을지도 몰라.

그렇지만 그런 것들도 괜찮아.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우리는 서로를 이해하니까.


가끔은 너에게 더 잘해주고 싶다가도,

지금처럼

그냥 곁에 있어주는 것으로 충분하다는 생각이 들어.

우정은 크게 노력하지 않아도,

그저 같은 자리를 지켜주는 것만으로도 빛나니까.


친구야,

너라는 사람이 있어 참 다행이야.

이런 말 안 해도 알 거라 믿지만,

그래도 한 번쯤은 전하고 싶었어.


늘 고맙다고.

네가 있어서, 참 따뜻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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