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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현환 Jun 12. 2023

랄프 로렌에는

폴로 랄프 로렌만 있는 게 아니야.

누군가의 손목에 이 시계가 올려져 있다는 건 생각보다 많은 것을 의미한다. 누구든 자신의 첫 시계로 랄프 로렌을 고르진 않을 테니 시계를 이미 여러 개 갖고 있다는 것을 뜻하기도, 1천만 원이 넘는 랄프 로렌 시계를 구매할 정도로 아메리칸 럭셔리를 완벽히 이해한 사람이란 것을 나타내기도 한다.


랄프 로렌에서 시계도 파냐며 고개를 갸웃거리는 반응이 예상되는데, 2008년에 정식으로 런칭한 워치 & 주얼리가 오늘까지 이어지고 있다고.


세계 시계 박람회(SIHH)에서 시계를 선보일 정도로 horlogerie에 진심인 랄프 로렌. 마馬와 관련된 정체성을 드러내는 스터럽, 매디슨 에비뉴의 랄프 로렌 스토어에서 유래한 867, 그리고 클래식카에 대한 랄프 로렌의 남다른 애정을 의미하는 오토모티브 등 다양한 컬렉션이 존재한다.


이 컬렉션은 867. 매디슨 에비뉴에 위치한 랄프 로렌의 뉴욕 최초 플래그십 숍에서 이름을 따왔다고. 각진 아르데코 디자인은 고급스러움을 더하고, 아라비아 숫자와 로마 숫자가 뒤섞인 인덱스는 모던 럭셔리. 브레게 스타일의 핸즈도 주목할만한 포인트다. 가장 중요한 무브먼트는 430P를 손본 RL430. 이 시계가 1천만 원이 넘어가는 이유이기도 한데, 공급받은 430P의 주인은 피아제. 싸구려 무브먼트를 넣은 후 브랜드 이름으로 어찌저찌 덮은 아류와는 비교가 성립될 수조차 없다.


가슴께 폴로 로고가 박힌 피케 티셔츠는 랄프 로렌 제국의 극히 일부. 누구든 접할 수 있는 기성복부터 쿠튀르 수준의 퍼플 라벨과 피아제의 심장을 넣은 시계까지. 태어난 땅덩이만큼이나 광활한 스펙트럼을 보유한 천재 디자이너의 horlogerie에도 관심을 가져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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