럭셔리를 논할 때 클래식은 빠져서는 안 될 요소인데, 블랑팡은 클래식이자 럭셔리.
‘Manufacture de haute horlogerie’와 현존 워치 메이커들 중 가장 긴 그들의 역사를 이해하면 모두가 고개를 끄덕일 것. 클래식과 럭셔리의 기준이 주관적이라지만 스스로 #hautehorlogerie 를 표방하는 브랜드는 거의 없을 뿐더러 288년의 역사는 아무에게나 붙는 수식이 아니기 때문이다.
긴 발자취의 시작점은 뇌샤텔 주의 빌레레(Villeret) 마을. 블랑팡의 클래식 드레스 워치의 이름이기도 하다. 누군가 나에게 드레스 워치를 하나 골라달라 한다면 망설임 없이 빌레레를 추천할 것. 40mm 로즈골드 케이스에 청판, 정답 중 정답이다. 셔츠와 수트를 자주 입거나 두꺼운 케이스가 부담스러운 이들의 입맛에 제격. 자체 제작 무브먼트는 기본이고, 약 100시간의 파워리저브를 제공하는 칼리버 1151 역시 현대인에게 적합하다.
미식이 하나의 문화가 된 요즘, 블랑팡과 미쉐린가이드의 파트너십을 통해 horlogerie와 cuisine의 haute한 조화를 경험해 보는 것도 좋다. 자신의 감성을 내보이는 데 급급한 시대. 스타 레스토랑이든 빕 그루망이든 미슐랭미슐랭 외쳐대기 전에 왜 타이어 회사가 레스토랑 책자를 만들었는지, 미식 인재 발굴와 시계가 무슨 관련이 있는지 알고 가자. 꺼내보이기 바쁜 건 알겠는데 채워넣는 걸 잊으면 안 된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