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의 오토매틱 크로노그래프
장인들의 노력과 공학의 결정(結晶), 크고 작은 톱니바퀴들이 쉴새없이 맞물려 천체의 개념을 설명하는 시계는 우리가 사는 세상과 많이 닮아있다.
자동차의 대중화와 모터스포츠, 이를 다루는 매체들. 늘어난 이동거리와 여행, 레저 산업. 각 분야의 구슬땀 묻은 톱니가 문화적 풍요를 일궈냈다. 주역이 누구인가에 대한 확정이 의미없는, 오늘의 세상은 이렇게 완성된 거다.
세상 속 수많은 톱니바퀴 중 뗄 수 없는 두 개를 뽑자면 모터스포츠와 모나코. 이름부터 시계의 디테일까지 레이싱 ‘감각’을 눌러담은 모나코는 양자 간 끈끈함을 보여주는 훌륭한 도구다.
레이싱계의 성역인 <르 망> 속 스티브 맥퀸의 모나코는 1969년 당시 최고의 센세이션. 영화의 흥행과 관계없이 레이싱 수트 위 마킹과 맥퀸의 손목에는 멋이 흘러넘친다.
오토매틱 크로노그래프의 등장으로 대중의 손길이 크로노그래프에 닿을 수 있었는데, 세계 최초의 오토 크로노그래프는 칼리버 11. 태그호이어, 브라이틀링 등 공동 개발의 소산이다. 새로운 심장을 둘러싼 사각형 케이스는 100m 방수를 지원하고, 아방가르드한 매력을 뽐낸다. 비슷한 느낌을 내려는 아류를 찾아볼 수도 없다고. 레이싱 트랙의 아스팔드에 영감을 얻은 스트랩 역시 ‘감각’ 표현에 한몫한다. 블루 다이얼과 붉은 크로노그래프 핸즈도.
높은 인지도와 접근가능한 가격. 태그호이어를 수식하는 것들이다. 간혹 태그호이어에 부정적 잣대를 밀어넣는 이들이 보이는데, 칼리버 11과 1920년대 올림픽 타임키퍼, 1/5초 눈금을 표시한 전설 까레라를 알고 하는 말인가 싶다. 워치 인플레이션 속 괄시나 천대의 대상이 될 시계는 아니란 소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