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이란 게 별거 없다

비 오는 날 아이와 하는 산책

by 또치호랭

요즘 세 가족이 종종 저녁에 산책을 가고 있다.

오늘도 날도 시원하고 어김없이 산책을 하러 같이 길을 나섰다.


약간 비가 올 듯 불안했지만 집 앞이고 괜찮겠지 싶은 마음에 계속 길을 걸어 나갔다.

그런데, 갑작스럽게 내린 소나기에 우리 가족은 꼼짝없이 동네 공원 정자에 할머니들 여럿과 갇히게 되었다.


비가 너무 쏟아져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다가 조금 잦아들어가는 틈을 타서 할머니들의 아이고~~ 애기 워쩐댜~~ 소리를 배경음악으로 들으며 집으로 뛰어들어갔다.


그렇게 뛰어가는데 웃음이 나왔다. 아주 별거 아닌 사소한 일인데 엄청난 행복감을 느꼈다. 아이에게도 즐거웠니? 물어보니 무서웠지만 재미있었다고 한다.


얼마 전까지 아이의 어린이집에서의 문제 행동으로 아주 죽을 맛이었는데 어느덧 그런 마음은 사라지고 급작스러운 소낙비에 모든 근심과 걱정을 다 씻어 내린 느낌이었다.


비를 맞고 와 보니 아이는 여전히 사랑스럽고 심지어 훈육을 잘해주니 생활 습관들도 잘 잡혀가고 점점 여러 면에서 성장해 가는 나의 아이가 보였다.


이렇게 잘해나가는 아이에게 내가 너무 조급하게 굴고 나쁜 면만 찾으려던 건 아니었을까...?


반성하게 되는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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