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수같이 내리는 비, 그리고 내 마음

그럼에도 사랑뿐이다.

5. 16. 금.
억수같이 내리는 비, 그리고 내 마음

한 여름 장마철도 아니건만, 사무실 옆 도담도담 이야기 나누는 흡연장 처마 넘어로 장대같은 비가 억수로 쏟아진다.

쏟아지는 물줄기를 따라 바닥을 바라보니, 오랜시간 캐노피 아래로 떨어지는 물줄기와 마주한 깊은 흔적이 이제야 눈에 띤다.

바닥에 튄 빗물이 바지단을 적시는줄도 모른채

멍하니 한동안 퍼붓는 비를 바라보며, 그치기를 바라고 있노라니, 집에 있을 아이들이 머리속에 떠오른다.

어제부터 두통이 있다던 딸아이가 무엇을 잘못 먹은건 아닌지, 기침은 왜 하는지, 슬며시 밀려드는 걱정을 하다 커지는 빗소리에 이내 정신을 차린다.

사무실로 들아가기 위해 비가 얼렁 그쳤으면 좋으련만, 내리는 비로 세차를 대신하고 싶은 생각에 퇴근길 다시 비가 억수같이 쏟아지면 좋겠다고 변심한다.

이게 나란 사람의 마음이다. 남들이 보기에 대쪽같다고 착각할 수도 있겠지만, 그때그때 마음이 움직이는 건 나조차 종잡을 수 없다.

흔들리는 마음을 다잡는 건, 시랑이다. 나에 대한 사랑, 아이들과 가족에 대한 사랑, 일과 사람에 대한 사랑.

어수선한 나라에 대한 희망과 기대, 그리고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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