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워지지 않는 공허함의 정체

by 마음챙김 도훈

원하던 것을 이루었을 때가 있었다.
그동안 그 목표만 바라보고 달려왔기에, 도착하면 분명 기쁠 줄 알았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마음은 오래 머물러 주지 않았다.
잠깐의 안도감 뒤에 남은 것은 설명하기 어려운 공허함이었다.

그때 처음으로 알게 됐다.
욕심은 삶을 움직이게 하는 힘이 될 수는 있지만,

삶을 끝까지 채워주지는 못한다는 것을.

우리는 종종 인생이 조금은 덜 아프기를 바란다.
병 없이 살고 싶고, 일이 쉽게 풀리길 바라고, 사람들과의 관계도 불편함 없이 흘러가길 기대한다.
하지만 살아보니, 어려움이 없는 삶보다 어려움 속에서도 나를 잃지 않는 태도가 더 중요했다.
억울함을 모두 설명하지 않아도 되는 용기, 이익을 필요 이상으로 탐하지 않는 마음 같은 것들 말이다.


꿈도 마찬가지다.
남들이 좋다고 말하는 꿈 말고, 생각만 해도 가슴이 두근거리는 꿈이 있다면
그건 쉽게 포기하지 말아야 할 신호라고 믿는다.
너무 커 보여서, 너무 멀어 보여서 현실적이지 않다는 말을 들을지라도 말이다.

나 역시 한때는 목표가 너무 커 보여 시작조차 망설인 적이 있다.
그때 나를 다시 움직이게 한 건 “오늘 할 수 있는 한 걸음만 가보자”는 생각이었다.
아주 작은 한 걸음이었지만, 그걸 반복하니 길이 되었다.

우리가 어떤 일을 하고 싶다고 마음먹었다는 건 이미 그 가능성이 우리 안에 있다는 뜻일지도 모른다.
상상은 늘 아무 근거 없이 생기지 않는다. 성공의 모습은 사람마다 다르다.

높은 연봉일 수도 있고, 좋아하는 일을 하며 조용히 살아가는 삶일 수도 있다.
중요한 건 그 선택이 내 신념에서 출발했느냐는 것이다.

삶을 의미 있게 만들고 싶다면 혼자만을 위해 살 수는 없다.
나를 사랑해주는 사람들을 돌아보고, 내가 속한 자리에서 조금이라도 기여하며,
나에게 삶의 이유를 주는 일을 스스로 만들어가야 한다.


어린왕자 이야기 속 사람들처럼
정원 가득 장미를 두고도 자기만의 장미를 찾지 못한 채 살고 싶지는 않다.
특별함은 멀리 있지 않다.
하루의 작은 순간, 한 사람과의 진심 어린 관계 속에도 있다.

그래서 나는 요즘 끝을 떠올리며 하루를 시작하려 한다.
마지막에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은지,
그 질문이 오늘의 선택을 조금은 단단하게 만들어준다.

내가 옳다고 믿는 방식으로 내 삶을 살아가는 것은 이기적인 일이 아니다.
다만 그 방식을 타인에게 요구하지 않을 때, 우리는 서로의 삶을 존중할 수 있다.

공허함은 더 많이 가지라는 신호가 아니라 다르게 살아보라는 신호일지도 모른다.
그걸 알아차리는 순간, 삶은 조금 덜 허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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