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 보면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죽음이 두려운 게 아니라, 살아가는 동안 내 안의 어떤 부분이
점점 무뎌지고 사라지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다.
열정이나 따뜻함, 혹은 나다움 같은 것들 말이다.
그래서 요즘은 삶의 기준을 조금 바꿔보려 한다.
주변 상황이나 평가보다 내 마음의 중심에 나를 두는 연습이다.
그러면 환경이 조금 흔들려도 생각보다 크게 휘청이지 않게 된다.
세상은 점점 더 빠르게 돌아가지만, 꼭 그 속도를 따라가야 하는 건 아닌 것 같다.
많이 갖고 많이 이루는 것보다, 충분히 나누고
필요 이상은 내려두는 태도가 오히려 마음을 가볍게 만든다.
어차피 우리는 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돌아가는 존재니까.
또 하나 달라진 점은 자연을 대하는 시선이다.
잠깐 하늘을 보거나 계절의 변화를 느끼는 순간만으로도
마음이 정리되는 경험을 하면서, 우리가 얼마나 많은 것에
기대어 살아가는지 조금씩 실감하게 된다.
요즘 나는 일부러 말을 줄이고 책 읽는 시간을 늘리고 있다.
좋은 책은 사람을 차분하게 만들고 생각을 깊게 해준다.
반대로 의미 없이 시간을 흘려보내는 일은
내 에너지를 괜히 소모시키는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자주 스스로에게 묻는다.
나는 지금 무엇을 위해 살고 있는지, 정말 나답게 살고 있는지.
결국 인생은 각자 걸어가는 길이고, 언젠가는 혼자 정리하며 떠나야 한다.
그렇다면 남은 시간만큼은 타인의 기준보다
내 삶의 균형과 자유를 지키면서 살아보고 싶다.
필요할 때 일하고, 충분히 쉬고, 마음이 무뎌지지 않도록 스스로를 돌보면서 말이다.
요즘 내가 바라는 삶은 거창하지 않다.
조금 덜 급하게, 조금 더 따뜻하게, 그리고 무엇보다 나답게 사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