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눈에 보이는 것에 너무 쉽게 끌린다.
결과, 숫자, 평가, 겉모습.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나는 느낀다.
사람을 만들고 사회를 움직이는 건 눈에 보이지 않는 힘이라는 걸.
건강한 정신은 결국 건강한 몸으로 이어지고,
그런 사람이 많아질수록 사회도 단단해진다.
겉을 아무리 단정히 꾸며도 속이 흔들리면 오래 버티지 못한다.
한 해를 돌아보면 기뻤던 일도, 분했던 일도, 그때는 세상의 전부 같았던 순간들도
조금만 멀리서 보면 아주 작은 점에 불과하다.
넓은 시간과 공간 안에서 보면 우리가 붙잡고 있던 문제들은 의외로 가볍다.
그래서 나는 균형을 생각한다.
보이는 세계와 보이지 않는 세계 사이의 균형.
현실을 외면하지도 않고, 내면을 소홀히 하지도 않는 상태.
나는 사람마다 고유한 분위기가 있다고 믿는다.
말을 많이 하지 않아도 느껴지는 기운.
비슷한 결을 가진 사람끼리는 설명이 없어도 편안해진다.
반대는 어딘가 어긋난 느낌이 들 때도 있다.
누가 잘못해서가 아니라 그저 파장이 다른 것이다.
그래서 억지로 맞추려 하지 않으려 한다.
맑은 사람과 함께하면 괜히 나도 맑아지는 기분이 든다.
그런 관계는 힘을 빼도 자연스럽다.
일도 마찬가지다. 어떤 태도로 하느냐에 따라 그 일이 나를 만든다.
억지로 끌려가듯 하는 일은 표정부터 달라진다.
반대로 즐거움과 긍지를 품고 하는 일은 그 자체가 이미 보상이다.
돈은 필요하지만 돈만을 이유로 움직일 때 삶은 쉽게 메마른다.
내가 하는 일이 나를 밝히고 있는지, 아니면 조금씩 소모시키고 있는지
스스로에게 묻는 시간이 필요하다.
우리는 전통과 체면, 남들이 정해 놓은 기준 속에서 안전하게 살려고 한다.
하지만 그렇게 굳어버리면 더 이상 새로워질 수 없다.
삶은 완성된 상태가 아니라 계속 만들어지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나는 지금도 무엇이 되어가는 중이다.
매 순간 선택을 통해 조금씩 다른 사람이 되어간다.
그리고 무엇보다 자연을 잊지 않으려 한다.
자연의 질서 위에 서 있으면서
인간 혼자 대단한 존재인 듯 착각하면 결국 균형은 무너진다.
겸손은 나를 작게 만드는 태도가 아니라 제자리를 아는 태도라고 생각한다.
눈에 보이는 성취보다 보이지 않는 맑음이 더 중요하다는 것.
결국 그것이 나를 지키고, 내 삶의 방향을 정해준다.
나는 오늘도 겉보다 속을 먼저 살피는 사람이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