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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뱜비 Oct 26. 2023

우울에서 빠져나오기

주변의 응원이 필수적인 것

나는 우울을 꽤나 오랫동안 앓았다. 다시 되짚어보면 정확히 어디서부터 잘못된 건지도 특정할 수 없을 정도로 먼 과거에 있는데 그럼에도 나는 끈질기게 살아있다.


올해에는 우울이 조울로 발전해서 조증 증상을 한참 보이다가 다시 우울 주기로 접어들었다. 선생님은 약이 조울증을 완전히 치유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주기를 짧게 만드는 것이라고 하셨던 기억이 난다.


지금은 그저 그러려니 하고 이 우울도 곧 지나 마냥 떨어지는 나뭇잎마저 아름다워 보이는 순간이 될 것이라고 희망을 품고 있는데 그 상태가 좋은 것만은 아닌 것이 다른 끔찍한 증상도 따라오기 때문이다.




나는 그래서 취미로 타로를 본다. 요즘 들어 유튜브에 영상을 올리는 것이 재미있어 보여서 폰을 수직대에 걸고 짧게나마 찍어 본다. 그전에 나는 내 목소리가 역겨울까 봐 걱정이 말도 아니었다.


생각보다 괜찮았다. 약간 어색함이 묻어나는 것은 사실이었지만 그렇다고 완전히 이상한 목소리를 내지는 않았다. 시도해 보고 부딪혀보는 것이 주저하며 미리 생각하고 포기하는 것보다 훨씬 나았다.


수개월 전에 단순히 재미있어 보인다는 이유로 다운로드하여 방치했던 영상 편집 앱을 실행해 대충 편집을 해보고 가족에게 보내보았다. 그리고 응원의 목소리를 들었다.


잘하고 있어, 이런 점은 조금 개선하면 좋겠는걸, 어떤 부분이 예쁘다 하는 말이었다. 그런 짧은 칭찬과 격려, 응원이 하루 종일 아무것도 하기 싫어 끝까지 잠만 내리 자고 싶다는 마음을 깔끔하게 지웠다.


아주 어렸을 적, 고등학생 시절에는 내 우울을 들키기 싫어 그것을 알아챈 사람으로부터 격려의 메시지가 들려와도 무시하고 센 척만 했고 병은 떠나지 않았다.


그렇지만 지금은 그런 말을 들으면서 짧은 순간이라도 행복할 줄 안다. 그것이 가장 중요하다. 약을 아무리 먹어도 듣지 않을 때는 마음의 귀를 한껏 열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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