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리드를 하고 누가 서포트를 할것인가
어쩌다보니 내 밑으로 주니어는 없고, 같은 또래의 "모"부장과 같이 업무를 진행하고 있다.
나는 상하 관계가 아닌 같은 직급의 또래 동료와 "같이" 업무를 진행한다는 것에 대한 해석이 직장을 오래 다닌 또래의 동료라면 동일할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근데 시간이 지날수록 모부장은 "같이" 업무를 진행한다는 의미를 나와 다르게 해석하고 있는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상하 관계가 아닌 같은 직급에 나이가 비슷한 동료와 같이 일하는 상황에서 "같이" 업무를 진행한다는 의미는 어떻게 생각하는 것이 맞는 것일까?
내가 생각하는 "같이" 업무를 진행한다는 의미는
- 업무별 "주" 담당자와 "부" 담당자를 정하고,
- 해당 업무는 "주" 담당자가 진행하되, "부" 담당자는 진행상황을 알고있고 필요시 업무 지원을 하고
- 진행상황을 공유하기 위해 "주" 담당자는 모든 이메일에 "부" 담당자를 참조 넣고, 모든 회의는 가능한 같이 가거나 끝나고 회의록 공유, 보고는 같이 들어가거나 끝나고 회의록 공유 머 이런 방식이었다.
그런데 누군가에게는 "같이" 업무를 진행한다는 의미가
- 나는 보고할 거리가 있는 중요한 일을 하고
- 나는 너가 하는 일의 진행 상황을 다 알고 있어야 하고 (너는 내가 하는거 몰라도 되고)
- 내가 바쁠때 너는 내가 시키는 일을 도와주는 것이더라.
최근 모부장이 본인이 진행하는 업무에 대해서 공유를 안해주기 시작했다.
한마디 할까 하다가 귀찮기도 하고, 나한테 피해만 안주면 되지 하는 생각으로 넘어갔다.
하루는 퇴근 전 상사 일정을 보는데, 다음날 나는 모르는 업무 관련 보고 일정이 들어가 있더라.
이게 머지? 나는 내일 휴가인데?
얼굴 보고 물어보면 내가 표정관리가 안될것 같아서 메신저로 물었다.
'내일 보고 일정 있나요?'
한동안 답이 없더니 장문의 대답이 왔다. 갑자기 보고를 하라고 해서 일정을 방금 잡은거고 본인이 정신이 없어서 나한테 공유하는것을 "깜빡" 했다고. 주저리 주저리.
나는 "아~ 그래요? 저는 내일 휴가니 보고 잘 하세요"
최소한 보고한 후에 보고서는 공유해줄꺼라고 생각했는데 역시나.
생각을 정리했다.
그냥 내가 "주"로 담당할 업무는 명확하니 다른데 신경쓰지 말고 내 업무 똑바로 하자.
공유 안해주면 모르면 되지. 별로 궁금하지도 않다. 니 업무 니가 열심히 해서 보고 잘해라.
그런데 오늘 아침 메일 확인하는데 모부장에게 황당한 메일이 와 있었다.
본인이 담당하는 업무 관련 미팅을 준비해야 되는데 미팅시 발표 요청해야할 부서들과 협의를 해달라는.
이 사람이 제정신인가? 왜 본인이 할일을 나한테 시키는거지?
내가 본인 서포트 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나?
나는 모부장에게 짜증섞인 말투로 물었다. "부장님, 이거 왜 저한테 시키시는거에요?"
모부장은 "제가 너무 일이 많고 바빠서 부탁드리는거에요. 왜 좋게 얘기하면 되지 화를 내는건가요?"
나는 니가 공유를 안해주니 무슨 일을 얼마나 바쁘게 하고 있는지도 모르겠고,
이렇게 일을 시키는건 아니지. R&R 제대로 다시 정리하자고 얘기했다.
본인이 엑셀로 정리하고 있었으니 나중에 다시 얘기하쟈고 한다.
나의 에너지를 불필요한 곳에 쓰기 싫어서 가만히 내 업무에 집중하고 있는데 왜 방해를 하는지.
이제 더이상 다른 부서로 옮길 수도 없고. 잘 버텨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