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숨결이 단단해지기까지

<육아라는 오지의 숲을 탐험하며>

by 이지

하루가 시작함과 동시에 끝나는 것 같습니다.

나의 하루는 어디로 시작해서 어디에서 끝난 걸까요?

시작점도 끝점도 없이 그저 속절없이 흐르기만 하는 것 같습니다.


아이와 함께 나의 하루는 그렇게 녹아 사라진 듯합니다.


녹아 사라진 내 하루에 아이의 하루가 존재합니다.

먹이기 재우고 씻기고 입히고를 반복한 하루


육아와 함께 사라진 하루라고 여겨질 때

살아 숨 쉬는 작고 사랑스러운 아이의 생명이 내 곁에 존재합니다.


그 작은 숨결 하나가 녹은 나의 하루를 대신합니다.

녹아 사라진 하루가 아닌 온전히 내 하루가 아이에게 사랑으로 공급된 것이라 생각하니, 고단한 하루라 생각되지 않습니다.


보내온 오늘 하루 작은 숨결하나를 위해 애썼다 생각하니 제법 나의 하루가 근사합니다.


나는 얼마나 많은 시간을 녹여야 할까요?

그저 지난 하루하루가 아니었습니다.


나도 그 시간 속에 부모님의 사랑을 받았네요.

내 숨결이 단단해지기까지 녹여진 많은 하루가 쌓여있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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