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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얀 Dec 05. 2021

GOAL STUDIO

당신의 "Goal"은 어디를 향해 있는가.



1. 



'시간의 흐름은 환영'이라는 말을 좋아하지만, 실제 삶에서는 역시 '60분, 365일을 기준으로 하는 일반적인 시간'의 개념이 확실히 편리하다. 과거를 기억하거나, 앞으로 목표를 설정할 때. 이럴 때 일반적인 시간은 확실한 기준이 되어 주기 때문이다. 



40세가 되고 깨달은 것 중 하나는 '명확한 기준, 목표, 돈, 종교' 같은 것들을 가진다면 세상을 사는데 확실히 편리한 점이 많다는 것이다.   



오래전부터 나를 알던 사람은 이런 말을 하는 내가 재미없는 사람이 되어버렸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다행인지 불행인지 나는 여전히 이상한 구석을 버리지 못한 사람이고, 명확한 목표와 돈은 그런 지점에 조용히 기름을 붓고 있다.  



2.



불과 2년 전만 하더라도 나는 '도대체 한 달에 월 천을 번다는 게 가당키나한 일인가?'라고 생각했던 사람이었다. 그런 내가 돈 공부를 시작하고 1년 6개월만에 월 10,000,000에 가까운 돈을 벌게 되었다. 


돈을 모를 때는 당최 눈을 씻고 봐도 돈이 나올 구멍이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돈 나올 구멍'을 찾는 법은 의외로 간단했다. 내가 돈이 없었던 이유는 일단, 내가 돈에 관심이 없고, 돈을 몰랐기 때문이었다. 다시 말해 '돈에 관심을 가지고, 돈을 알게 된다면' 돈을 버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고 또, 무수히 다양하다. 


그런 이유로 월에 0원을 벌던 사람이 월에 10,000,000원까지 갈 수 있는 방법은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첫째로, 남의 말을 들을 줄도 알아야 한다. (그동안 내가 가장 안됐던 지점이 바로 이것이었다) 


연봉을 올려 이직하는 법, 블로그로 월 100 버는 법, 셰어하우스로 월 200 버는 법, 네이버 스마트 스토어로 월 300 버는 법, 인스타그램 제휴 마케팅으로 월 500버는 법 등등 이미 유튜브나 블로그에서 조금만 검색해 봐도 돈 버는 공짜 정보가 날아다닌다. 


문제는 이런 방법을 실제 본인의 삶에 직접 적용해 보는 사람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첫째, 이런 정보를 믿지 않고 흘려 버리고 둘째, 귀찮음과 게으름에 스스로 구하려 하지 않으며 셋째, 여러 이유를 대며 시작하지 못 한다.  



40에 가까워지고서야 자본주의에 적응을 하겠다 하고 내가 선택한 방법은 "남들보다 2-3배 더 벌고 싶다면 남들보다 2-3배 더 일하자"였다. 타고나길 의심이 많은 인간이라 한방에 큰 돈을 버는 법같은 것에는 관심을 두지 않았고, 그나마 벌어 놓는 돈을 지키는 게 우선이란 생각도 했지만, 역시 한방에 큰 돈을 번다해도 딱히 쓸 곳도 없었다. 


한 가지 놀라운 사실은 예전에는 이상한 책을 많이 읽어서 내 삶이 망가져 버렸다 생각했는데 긴 글을 읽고 쓸 수 있다는 장점이 돈과 만나면 폭발적인 힘을 발휘할 수도 있다는 것이었다. 책이나 유튜브 등에서 떠 다니는 정보를 모두 눈에 담고, 일단 시도하고, 잠자는 시간을 줄여가며 무식하게 일하고 돈을 벌었다. 그때부터는 예전에 이해하지 못했던 어떤 세계에 대한 이해가 생기면서 머리 한구석이 조금 더 확장되는 느낌도 들었다. 예전과는 다르게 통장에 살이찌기 시작할 때 쯤이면 나름의 혼란도 오고, 세상의 다양한 잡음을 듣게 된다. 나를 진심으로 걱정하며 하는 말일 수도 있지만, 조언을 가장한 비꼬기도 제법 있다. 



'그러다 건강을 잃으면 무슨 소용이냐' '아둥바둥 푼돈 모아봤자 서울아파트는 일주일에 억 단위로 오른다' '진짜 부자는 시간을 가진 자' '돈밖에 모르는 사람들은 천박하다' 등등 


헝그리 정신은 처음에는 많은 관심과 응원을 받지만, 이것이 조금이라도 길어지며 보는 사람이 먼저 지쳐 떠난다. 사람들은 진흙탕에서 오지게 기를 쓰는 사람보다 폼나게 돈을 쓰는 사람을 보는 쪽을 더 좋아하는 것 같다. 확실히 그쪽이 시각적으로 다양하고 보기에도 편하다. 인간은 원래 욕하고 질투하면서도 동경하는 마음을 동시에 가질 수 있는 존재라 그런지 매스컴에서는 확실히 성공의 이미지가 먹히고, 사람들 역시 결국 그쪽에 열광한다.


돈 공부 2년차, 재테크 초보자 에세이를 낸 지 1년이 된 지금, 나는 여전히 같은 곳에 살고 있다. 나도 단시간만에 100만 원으로 1억을 벌었다, 이 책 한 권으로 부천 빌라를 벗어나 서울 아파트를 샀다고 말할 수 있었으면 좋겠지만 나는 아직도 '세련되게, 멋있게 돈을 버는 방법'은 알지 못한다.  



 3. 



'가슴에 1급지 아파트를 품어라'


한창 돈 생각만 할 때는 잠들기 전에 꼭 주식과 부동산 관련 유튜브를 하나씩 번갈아 봤다. 그리고 그것으로 돈을 벌었다 하는 사람들의 인터뷰를 찾아 봤다. 그 분들은 누구보다 노력한 사람들이 맞았고, 그들이 하는 말에 거짓은 없었다. 


세상은 생각보다 친절하고, 부자들은 우리의 생각보다 타인을 구하고 싶어한다는 것 역시 돈을 공부하며 알게 된 사실이다.    


하지만 유튜브에 나온 그가 말하는 인생의 목표, "가슴에 1급지 아파트를 품어라" 그리고 그 말에 열광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나는 조금 혼란스러웠다. 부동산 투자 관련 댓글을 읽다보면 지금 대다수가 살고 있는 동네를 하루 빨리 떠나야 하는 동네, 수준 낮은 사람이라 말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나는 어쩌면 저들이 말하는 "부자"의 기준에는 영영 들 수 없겠다는 생각을 했다. 



나는 지금도 주식과 코넥스, 코인 등 돈이 되는 것에는 다 투자하고 있고, 네이버 부동산 앱도 습관적으로 둘러 본다. 하지만 이 돈으로 무엇을 해야겠다는 생각도 없고, 반드시 얼마를 모아야 겠다는 마음도 솔직히 없다. 그렇기에 누군가 나에게 무엇이 확실한 투자처냐, 어떤 종목을 자신있게 권할 수 있냐는 질문에 선뜻 답하기 힘들다. 


성공한 투자자들이 입을 모아 말하는 투자의 성공 법칙은 절실함이든, 기가 막힌 타이밍이든, 먼저 투자할 대상에 대한 절대적인 믿음을 가져야 했다. 그래야 시간을 견딜 수 있다. 하지만 나는 여전히 '나' 외에는 어느 것도 믿고 견딜 자신이 없다. 


삼성전자나 테슬라, 비트코인, 강남 아파트 모두 '나'에 비하면 월등하게 강한 투자처겠지만, 나는 여전히 인생을 살아가면서 믿고 투자할 수 있는 것은 대상은 나 자신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주가의 방향과 국제 경기의 흐름은 예측할 수 없지만, 나는 어떠한 상황이 와도 글을 쓰고 있을 거라는 생각, 그것에는 어떠한 의심도 없기 때문이다.  


성공의 투자자들이 말하는 절실함, 기가 막힌 타이밍, 절대적인 믿음으로 시간을 견디는 것. 나는 그것을 내 자신과 글쓰기에 쏟을 것이라 다짐했다. 신기하게도 돈에 대한 공부는 내가 정말 원하는 건 무엇인지, 내가 앞으로 가야할 방향에 대해 더욱 확실하게 알려주었다. 



4.


무한한 빈 공간 안에서는 어떤 물질이나 에너지가 서로 상호작용하지 않으므로 어떤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고 한다. 그때에는 "시간"을 재는 것, "시간"이라는 그 존재 자체가 불필요하다. 존재와 만남, 에너지가 없다면 결국 시간과 기준, 목표, 돈같은 것은 모두 무의미한 것이다.  


처음 백배가 부천에 왔을 때, 몇 일 몇 달이 될 것 같았던 시간이 어느덧 1년이란 시간을 넘겼을 때, 나에게 배우고 싶은 것들을 나열하면서도 내가 말하는 방향으로 가지 않을 때, 혼자 있고 싶을 때 고독이 그리워질 때, 내가 남을 위해 왜 내 시간과 에너지를 써야하지라는 의문이 들 때, 그러면서도 또 배꼽을 잡고 함께 웃을 때 


백배가 없었더라면 갖지 못했을 것들, 다양한 감정의 순간들, 이미 지나와 버려 이제는 기억도 잘나지 않던 저 나이 때 나의 괴로움과 방황하는 순간으로 다시 돌아가 차근히 문제를 풀어볼 수 있었다. 덕분에 나는 지금도 백배와 그 또래 친구들과 함께 다시 한 번 젊음의 시간을 통과하는 중이다.  


서로의 말과 글이 부딪치고 서로 다른 가치가 충돌하고, 아직도 사라지지 않는 내 안의 화와 나의 이기심, 그러다 다시 태어나는 폭신한 감정들로 안심하고 반복하는, 결국 그것들이 나를 계속 쓰게 하는 이유가 될 것이다. 여전히 부끄러움이란 걸 모르는 채로, 내가 서 있는 세상에서 모든 사람들과 만나고 전쟁하고 다시 화해하며 그렇게 부지런히 살아갈 것이다. 















Zior Park - ACT!VE VOLCANO 

https://youtu.be/Z6enTfhAkb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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