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헛개수

by 아홉개의 방

"헛되고 헛되며 헛되고 헛되니 모든 것이 헛되도다."

전도서의 이 유명한 구절은 단순한 허무주의로 읽히기 쉽지만, 더 깊은 의미를 담고 있다.

솔로몬은 전도서의 화자로 세속적 성공의 정점에 서 있던 인물이다.

권력과 부, 지혜를 모두 경험한 후에 내린 이 성찰은 단순한 체념이 아니라 삶의 본질에 대한 통찰이다.


여기서 '헛되다(히브리어 '헤벨')는 '증기' 또는 '입김'을 뜻하는데, 이는 덧없음과 일시성을 가리킨다.

모든 것이 무의미하다는 뜻이 아니라, 영원하지 않은 것들에 대한 과도한 집착이 헛되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부와 명예 같은 거창한 것들에 대한 헛됨도 있지만 생활 속에서 자주 부딪치는 것들이 있다.

우리가 일상에서 품는 자존심과 이기심은 종종 진정한 자아를 가리는 베일이 된다.

특히 타인의 공격적 해동에 직면했을 때, 자존심으로 맞서는 것은 상황을 악화시킬 뿐이다.

진정한 힘은 때로는 내려놓음에서 나온다.


결국 전도서의 메시지는 완전한 허무주의가 아니라 우선순위에 대한 지혜다.

일시적으로 자아중심적인 욕망들을 내려놓을 때, 비로소 진정으로 의미 있는 것들을 발견할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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