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아닌 내 편

사랑은 내 편을 만들어가는 일

by 김열매

누군가 그랬다.

배우자를 ’신랑‘이라고 부르는 이유는 ’남편‘이라는 말이 왠지 남의 편의 줄임말 같아서라고.


신랑(新郞)은 한자로 새로울 신, 사내 랑을 쓴다.

풀이자 하면 ‘새로운 사내’라는 뜻이다.

그렇다면, 신혼이 지나면 더 이상 신랑이 아니게 되는 걸까? 배우자의 호칭은 각자 자유지만, ‘남편은 남의 편 같다’는 말에는 솔직히 크게 공감되지 않았다.


사실 결혼 전에는 남편이 남의 편이라는 말에 어느 정도 고개를 끄덕이던 사람이었다.

멀리 볼 필요도 없이 가장 가까운 부모님만 보더라도, 아빠는 한 번도 엄마의 편이었던 적이 없었다.

자식인 내가 볼 때도 “역시 남의 편 맞네.”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었다.


그런데 우리 부부는 조금 다르다.

남편은 언제나 내 편이다.

무조건 내 말만 들어주기 때문이 아니라, 내 마음을 먼저 들어주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람들은 종종 ‘내 편’이라는 말을 오해하고, 어떤 강력한 마패라도 된 냥 굴기도 한다.


남편은 늘 같은 소리를 반복한다.

“난 언제나 네가 1순위야.”


결혼해 가정을 꾸렸다면, 1순위는 본인 ‘가정’이 되어야 한다. 그렇다고 부모님을 홀대하라는 뜻은 아니다.

부모님은 ‘가족’이지만, 부부가 함께 만드는 ‘가정’은 다른 카테고리다.

내 가정과 가족은 엄연히 다른 말이며, 부모님 또한 그 경계를 인정해야 한다.


시부모님을 모시고 식사를 하거나, 시댁에 볼 일이 있는 날이면 남편은 늘 귀갓길에 이렇게 말한다.

“오늘 고생 많았어. 고마워.”


나는 별로 한 일이 없다 생각하지만, 그는 매번 고마워한다. 크든 작든, 어떤 일도 허투루 넘기지 않는다.

내 마음과 노력을 먼저 알아주는 사람.

그런 내 편이 있다는 건 생각보다 큰 위로와 버팀목이 되어준다.


남편은 무조건 내 편을 들며 싸워주는 방패가 아니다.

나를 이기게 해주는 사람이 아니라, 함께 보듬고 나아가는 사람이다.


또한 시댁이나 처가에 갈등이 생길 때는, 가정을 지키기 위해 부모보다 배우자를 먼저 선택할 용기도 필요하다.

진짜 내 편은, 피보다 가까운 마음에서 만들어지는 법이니까.


신랑이든 남편이든 호칭은 중요하지 않다.

결국 중요한 건, 언제나 내 마음을 먼저 들어주는 사람이 곁에 있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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