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도 연애가 필요하다

사랑은 자동으로 유지되지 않는다

by 김열매

이십 대 시절 어른들에게 숱하게 들었던 말이 있다.

“연애할 때가 좋지! 결혼해 봐. 다 부질없어!”


결혼을 안 하면 안 한다고 잔소리를 하고, 결혼한다고 하면 또 부질없다고 으름장을 놓는다. 도대체 이 사람들의 심리는 뭘까? 본인들이 결혼하고 행복하지 않아서일까, 아니면 정말 부질이 없어서일까. 어쨌든, 이유는 결혼을 해봐야 알 수 있겠지 싶었다.


막상 결혼하고 살다 보니 깨닫게 되었다.

결혼이라는 제도는 사랑의 종착지가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라는 것을.


사람들은 결혼만 하면 모든 게 끝난 것처럼 굴지만, 실제로는 새로운 사랑의 형태를 만들어가는 긴 여정이었다.


그리고 그 여정을 유지하게 해주는 가장 단순하면서도 강력한 방식이 바로 데이트였다.


부부가 매주 데이트를 한다고 하면, 누군가는 의아해할 수도 있고, 누군가는 당연하게 여길수도 있다.

결혼생활은 영화처럼 달달한 로맨스가 아니다. 매달 들어가는 생활비, 고된 출퇴근, 그 와중에도 놓을 수 없는 집안일. 아이가 생기면 육아까지 더해져 데이트할 여유가 없다고 말하는 사람이 태반이다. 맞다. 정말 바쁘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서로를 바라보는 마음까지 바쁘게 치워버릴 순 없다.


우리 부부는 매주 하루, 단 몇 시간이라도 오롯이 둘만의 데이트 시간을 갖는다. 특별한 날, 특별한 장소가 아니어도 좋다. 차를 타고 근처 카페 드라이브를 가거나, 새로 나온 영화를 보러 가고, 동네 산책을 하며 시시콜콜한 대화를 나눈다. 그 순간만큼은 연애 시절처럼 서로의 눈을 바라보고, 이야기를 나눈다.


결혼 이후에는 모든 행동에 목적을 붙이고 움직이기 쉽다. 늘 함께이기 때문에 긴장감이 사라지고, 설렘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부질 있는’ 결혼 생활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연애 시절 ‘그냥 좋았던‘ 감정을 결혼 후에도 이어가야 한다.


결혼 생활은 사랑만으로 돌아가지 않는다. 하지만 데이트는 그 사랑을 유지하기 위한 작은 연료다. 매주 반복되는 소소한 데이트가 쌓이면 권태감도, 스트레스도 조금씩 누그러진다. 무엇보다 서로를 향한 배려와 존중이 자연스레 이어진다.


그렇게 우리는 ‘연애 중인 부부’로 살아간다.

사랑은 자동으로 유지되는 것이 아니다. 사랑의 형태가 바뀌고, 아이가 태어나 가정의 형태가 바뀌더라도, 상대가 ‘내가 가장 아껴주어야 하는 사람’이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된다. 그것만으로도 결혼은 부질없지 않은 삶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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