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자를 밀어 넣는 2초

우리가 싸우지 않는 이유

by 김열매

누군가 싸우지 않는 건 둘 중에 한 명이 참고 있는 거라고 했다. 하지만 우리 부부는 정말 싸우지 않는다.


평소 쿵짝이 잘 맞는 부부는 맞지만, 천생연분 같은 거창한 이유로 싸우지 않는 것은 아니다.


보통 연인이나 부부 사이에 갈등과 다툼이 일어나는 주요 원인 중 하나는 상대를 나의 기준에 맞추려 들기 때문이다.


연인 사이는 주로 연락과 만남 횟수, 남녀 문제 등이 주요 문제가 되지만, 부부 사이는 경제관념과 생활 습관, 시댁과 처가 문제가 주요 문제로 대두된다.


싸움은 늘 아주 작은 불씨로 타오르기 시작한다.

예를 들면, 나는 의자를 사용 후 꼭 밀어 넣어 정리해야 하는 타입이다. 하지만 남편은 일어나는 위치 그대로 의자를 두고 간다. 만약 내가 “의자 좀 정리할 수 없어?”라고 매번 한 마디씩 한다면, 남편의 기분이 좋을 리 없다.

남편 기준에서 의자 정리는 중요하지 않은 부분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 기준에 남편을 맞추지 않는다.

의자를 밀어 넣는 데 걸리는 시간은 단 2초.

밀어 넣길 원하는 사람이 직접 하면 될 일이다.

고작 2초의 움직임 때문에 남편에게 싫은 소리를 할 필요는 없다.


어쩌면 우리는 서로를 바꾸려 하지 않기 때문에 싸우지 않는 것 같다. 타인과 타인이 만나 가족이 되었는데, 어찌 모든 것이 같을 수 있을까.


각자에게 중요한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인정하고, 인생이 걸릴 정도로 중요한 문제가 아니라면 ‘이건 저 사람의 스타일이야.’하고 받아들이는 태도가 필요하다.




하지만 싸우지 않는 것이 꼭 정답인 것은 아니다.

혹여 싸우더라도 ‘잘 풀어내는 것‘ 핵심이다.


사실 우리도 딱 한 번 사소한 일로 싸운 적이 있다.

돌이켜보면 별 일도 아니었지만, 그 순간에는 참 별 일이었다. 하지만 다투는 중에도 서로를 신뢰한다.

우리의 사랑은 이 정도로 흔들리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싸우고 잠이 들었지만, 다음 날 아침에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자연스레 서로의 품을 찾았다.


“안아 줘!”


상대가 먼저 화해의 손 길을 내밀 때, 그 손을 잡아주는 것은 패배가 아니라 사랑이 단단하다는 확실한 증거다.


결국 부부에게 필요한 것은 천생연분 같은 완벽한 합이 아니다. 다른 점을 이해하고, 한 번쯤은 상대의 입장에서 바라보려는 마음이 필요하다.


사랑은 서로 같은 방향만을 바라보는 게 아니다.

서로의 얼굴을 마주 보며, 함께 같은 길을 걸어가는 것이다.


그렇게 수많은 부부들이 함께 인생의 종착역에 다다르는 모습을 상상을 해본다.


삶의 끝자락에서 “우리 참 잘 살았다.“

한 마디 속삭일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

월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