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의 온기를 나누는 사람들

대화가 멈추는 순간, 사랑도 조금씩 식어간다

by 김열매

많은 부부들의 싸움은 거창한 이유보다는, 결국 ‘대화의 단절’에서 시작되는 것 같다.


사소한 말 한마디, 스치는 눈빛 하나에도 감정은 오간다.

그런데 그 작은 교류가 끊기는 순간, 마음의 거리도 함께 멀어지고 만다.

하찮은 오해로 시작된 다툼은 어느새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싸움의 이유조차 잊은 채 서로에게 등을 돌리기도 한다.


처음 연애를 시작할 적을 떠올려 보자.

그땐 서로의 기분을 상하게 할까 봐 조심스러웠고, 말 한마디, 표정 하나에도 온 신경을 곤두세웠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 서로에게 익숙해질수록 ‘굳이 말하지 않아도 알겠지’라는 오만한 생각이 틈을 비집기 시작한다. 그 익숙함에 속아 서로의 마음은 조금씩 엇갈린다.

대화가 줄어드는 건 단순한 침묵이 아니다.

사랑의 방향이 어긋나기 시작했다는 신호일지도 모른다.


연애도 시간이 지나면 서로의 소중함을 잊기 마련인데, 하물며 결혼 생활은 오죽할까.

우리는 가까운 사람일수록 더욱 조심스럽게, 작은 몸짓과 할 한마디에도 진심 어린 마음을 담아야 한다.


대화의 온도는 관계의 온도와 닮아 있다.

따뜻한 말 한마디는 마음을 녹이지만, 차가운 말 한마디는 마음을 얼어붙게 만든다.

서로에게 던지는 말의 온도를 가늠하지 못한 채 쏟아낸 말들은,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도 마음 어딘가 오래 남는다.


부부 사이의 대화란 단순한 말의 주고받음이 아니다.

그 안에는 ‘당신의 마음을 이해하고 싶다‘, ’당신의 하루를 알고 싶다’는 신호가 숨어 있다.


그러나 대화를 ‘논쟁’으로 착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대화가 논쟁이 되면 결국 마음은 닫히고 말은 날카로운 흉기가 된다.


상대의 말에 곧장 반막하며 자신을 내세우기보다, 한 박자 쉬어가는 여유가 필요하다.


‘이 사람은 왜 이런 말을 했을까?’

이 사람은 왜 이렇게 느꼈을까?’


그 짧은 5초의 멈춤 하나가 서로의 사랑과 관계를 지켜준다. 말은 관계를 망가뜨리기도, 다시 되살려내기도 한다.


고마워, 미안해, 사랑해.


우리는 이 세 가지 단어를 머릿속에 꾹꾹 눌러 담아야 한다. 이해가 되지 않아도 그냥 외우는 게 좋겠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내 마음의 진심을 표현할 수 있는 마법 같은 단어니까.


결국 좋은 부부란 말의 칼날을 세우기보다, 말의 온기를 나누는 사람들이다.

월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