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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옹알이 Aug 31. 2021

술버릇에 대하여

언제나 인생의 목표는 어른스러워지는 것이므로.

 8년을 만났지만 적응 안되는 것... 늘 만나고 나면 후회가 남고 다신 그러지 않으리라 다짐하지만 매번 마주하는 것... 이제는 나의 일부라 여기며 타협하는 것... 그것은 나의 술버릇. 20살 이후(그 전에 마신 건 음복이라 치고)로 알게된 나의 술버릇은 가히 '버릇'이라 여길 수 없었다. 주정에 가깝달까...


  칠 전, 코로나로 만날 수 없는 사촌자매와 영상음주를 했는데 그게 또 기가막히게 즐거웠던 것이다. 맥주로 시작해 소톡(소주+이슬톡톡)으로 끝낸 나의 음주는 의아한 검색 기록을 남겼다. 평소 루틴으로 머리 말리면서 볼만한 영상을 검색하기 위해 누른 유투브 어플에서는 빛나는 일곱청년의 뮤비가 떠있었다. 응? 뭐지? 갑자기 다이너...마...이트...? 언젠가 무의식 중의 내가 BTS의 Dynamite에 꽂혔었나보다. 검색 기록을 보고 놀랬다. 평소 안하던 검색을 술 먹고 취해서 찾은 것이다. 아...(나의 주사는) 늘 새로워... 짜릿해...★


  십대의 주사가 비교적 공격성향이 강했다면(주로 활동하는 주사), 갓 삼십대가 된 지금은 약간 소극적으로 바뀐 것 같다. 고작 검색 따위가 내 술주정이라니. 신기하면서도 웃기고 새로운 것이 나의 무의식은 참 dynamic한 것 같다. 생각해보니 얼마 전 연말 음악 시상식에서 상을 휩쓸던 일곱 청년을 보며 흐뭇해했던 것 같다. 그게 내 무의식에 박혀 나도 모르게 그들의 팬이 되었던 것인가. 소심하게 취기를 빌려 팬심이 발동된 것인가. 조금 귀여운 것 같기도 하고.


  라는게 있다면, 제발 삼십대의 주사는 조금 성숙했으면 좋겠다. 이제 다음 날 일어나 이불킥하는 레퍼토리는 식상하니까? 물론 그 민망함 또한 늘 새롭고 짜릿하겠지만 조금 더 성숙한 사람이 되어 주사(酒邪)를 술버릇으로 칭할 수 있기를. 그래야 진정으로 술을 '즐길 줄 아는' 어른이지 않을까. 이십대부터 삼십대 때에도 그렇 듯, 언제나 인생의 목표는 어른스러워지는 것이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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