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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맹구쌤 이창훈 Aug 16. 2016

 母山, 덕유산과 30년 만의 해후

한계상황을 체험한 삼복더위 덕유산 영구종주

2016/08/14  03:30 ~ 16:00 


무더위의 정점에서 벗어나고 싶은 강렬한 욕망을  "이열치열(以熱治熱)"로써  해소하고자

덕유산 종주를 마음먹었다. 


어머니산 덕유산과  첫 만남은 초등학교로  거슬러 올라간다.

보이스카웃에서 진행했던 세계 잼버리 대회에 참가했었던게 그 만남이고...


그 후 고등학교 1학년 때 다니던  전주 평화동 성당에서 겨울산행을 간지

무려 30년 만에 덕유산의 품으로 안기게 되었다.

 

오후에 분주하게 산행 준비를 마치고 일산 끄트머리에서 사당역까지

지하철로 한 시간 남짓걸려 도착 후 다시  산행버스에 몸을 실었다.

덜컹거리는 버스안이라 그런지 잠을 자는둥 마는둥 하면서  새벽 3시 반에 목적지에 도착.

 

난이도가 높은 육구종주팀이 먼저 하차하고...

10분 정도 버스로 더 이동후 거리와 난이도가 조금 덜한 영구종주팀(나를 포함)5명이 하차하였다.


아쉽게도 지난 지리산 종주때  감동을 주었던 깜깜한 밤하늘의 아름다운 별님들의 향연을

볼 수 없어 너무 아쉬웠다. 


"밤이 깊을수록 별이 더욱 빛난다" 라고 말씀하신 고(故)신영복 선생님의 말씀이 문득 떠올랐다.


하지만 이에 대한 보상이라도 하듯 머리에 랜턴을 켜고 본의 아닌 초행길 리딩을 한지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동이 터오기 시작하고 너무나 아름다운 덕유산 일출과 운무를 감상하니 지난 지리산 산행이

오버랩되면서 뭐라 표현 할 수 없을 정도의 아름다운 자태에 빠져들었다.


하지만  이 시간 이후로는 아름다움(?)보다는 고행이 시작되었다~^^  

삼복더위의 산행이 힘들거라 예상했지만...  

산행이 새벽 일찍부터 시작되었고 거의 30km의 먼거리.

산행내내 물(계곡) 한 번 만날 수 없었고 능선을 타고 갈때는 그늘없이 햇빛을 그대로 받으니

무더위의 기세에 눌려 너무 너무 힘이 들었다.


그런데  엎친 데 덮친 격인가?

설상가상으로 무릎통증이 시작되었다.

처음에는 약하게 시작되었지만 시간이 갈수록 통증이  너무 심해서

완주는 커녕  당장  119구조헬기를 부르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다.


하지만 극단적 상황이 아닌이상 그럴수도 없었고 다른 선택의 여지없이

일행분들의 배려와 도움으로 보조를 맞추면서 덕유산 최고봉인 향적봉(1,614m)까지 올랐다.

 

원래 계획대로라면 산행 마무리는 향적봉에서 삼공매표소까지 내려가야했지만

더이상의 산행은 시간도 체력도 허락하지 않아서 결국 향적봉에서 곤돌라를 타게 되었다.~^^;;

만약 곤돌라가 없는 다른 산이었다면 정말 119분들에게 도움을 청할 수 밖에 없었으리라...


모든 것을 품어줄거 같은 포근한 느낌의 덕유산.

호된 신고식을 치르긴 했지만 덕유산의 매력에 흠뻑 빠져들게 되었다.


경상도와 전라도의 경계를 넘나드는 소백산맥 자락에 위치하고 백두대간의 살아있는 줄기인

덕유산 매력의 백미는 아름다운 눈꽃을 볼 수 있는 겨울산행이라고 한다.


아픈 무릎의 통증이 사라지고...

'이열치열' 이 아닌 이한치한()의 욕망이 내 마음 기저에서 불끈 솟아오를때

다시 어머니산 덕유에 오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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