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비드 이글먼_우리는 각자의 세계가 된다
연신 ‘와~! 와~!’ 감탄하면서 읽었다.
여태까지 우리의 뇌는 처음 생겨 먹기를 부위에 따라 운동, 감각, 언어, 기억 등이 명확히 나눠져 있고, 이를 절대 대처할 수 없는 불가변적 영역이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독후감을 쓰는 이 순간에도 내 뇌에서는 서로 땅따먹기를 하면서 영토를 빼앗거나 안간힘을 다해 지키는 중이라니.. 와우..!
우리의 말 한마디, 행동 하나하나가 모두 두뇌에서 명령을 내림으로써 행해진다고 믿어 왔기에 뇌가 없으면 사람은 죽을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뇌의 절반이 없어도 생존 가능할 뿐만 아니라 몇 가지 사소한 장애를 제외하면 일상생활에 전혀 무리가 없다. 이뿐만 아니라, 책에는 실려 있지 않지만 태어나기를 뇌를 300g 만 가지고 태어난 사람(일반적인 뇌는 1,500g가량이고 300g은 사실상 뇌가 없는 거나 마찬가지)도 정상인과 비교했을 시 지능의 차이가 전혀 없었고, 심지어 아이큐가 보통 사람들보다도 더 높았던 케이스도 있었다고 한다.
또 하나, 흥미로웠던 건.
이 뇌가 얼마나 유연하냐면, 인간 팔에 바닷가재 다리 두 개를 붙이던 또 다른 팔을 붙이던 우리의 뇌는 피드백을 통해 요령을 획득하고 학습을 한다는 것이다. 오마이갓. 책 중간에 나오는 아바타 로봇공학 사례도 머릿속에서 경종을 울렸다. 이거 완전 써로게이트(2009년 브루스 윌리스 주연 SF영화) 잖아? 향후 언젠가는 골방에서 머리에 전극만 꼽고 있으면 제니 같은 내 아바타가 늙고 병든 김혜진을 대체할 수 있다니.. (좋은데?)
이 뇌의 유연성도 결국에는 외부의 자극과 피드백이 있어야 유효하다.
무궁무진한 경험을 통해 끊임없이 우리 뇌의 생후 배선을 재배열하고 변화시키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는 책의 다니엘 사례를 통해 알 수 있었다. 우리도 별반 다를 것 없다. 안정적인 환경에서 반복되는 일상에서만 살아간다면 우리 뇌는 서서히 쪼그라들어 버리고, 다니엘과 같이 새로운 자극은 전혀 받아들일 수 없는 상태가 될 테니깐.
그나저나 내 뇌는 이런 뉴로사이언스에 대한 업데이트가 너무 늦다.
얼마 전 지인들 모임에서 이 책을 이야기하면서 원숭이가 생각만으로 로봇팔을 움직여서 신기했다고 하니, 그런 연구는 한참 전에 진행됐었다고 해서 민망했었다. 그제야 관심을 가지고 관련 기사들을 찾아보니, 이제는 머릿속으로 생각하는 내용을 문장 수준으로 읽어 낼 수 있는 AI 뇌 해독기까지 개발됐단다. 세상에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