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류 - 정대건
급류 같은 소설이었다.
초반 미영과 창석의 시체가 뒤엉켜 발견되었을 때, 또 이들은 보통 관계가 아니었으며 그들의 죽음을 역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형식은 숨 막힐 듯한 긴장감을 주었다. 이에 의도치 않게 그들의 부모의 운명에 휩쓸리는 도담과 해솔을 따라 독자인 나도 급류에 휩쓸려 읽어 나갔다.
급류 같은 소설인 줄 알았다.
비장했던 소설 도입과는 달리 전개는 갈수록 맥이 빠졌다. 진평에서의 에피소드가 마무리되고 나자 그냥 젊은 청춘 간의 사랑 이야기 정도로 이어지다가 끝이 난다. 읽는 내내 “큰 거 나온다”는 기대감을 되뇌며 급류에 휩쓸리듯 마지막 페이지까지 넘겼으나 다 읽고 나니 내내 뜨뜻미지근한 온탕에 몸을 담그고 있었던 기분이었다.
총체적으로 책을 읽고 어떤 부분을 리뷰 해야 할지 모르겠다.
급류에 휘말리 듯 서로 벗어날 수 없는 인연으로 묶인 불행한 남녀? 아니. 소설에 등장하는 두 사람이 다시 얽히는 장치들이 너무 작위적이다. 통제할 수 없는 환경에 희생된 개인의 심리적 고립? 아니. 인물의 내면 묘사가 약하고 가볍다. 그럼, 불륜도, 세월도 초월하는 남녀 간의 사랑인가? 흠, 글쎄..
평소 소설을 읽지 않아 트렌드를 따라가지 못한 건지, 요즘 내 감정이 메말라 공감 포인트를 잡지 못하는 것인지, 서점 베스트셀러에 꾸준히 걸려 있어 호기심에 읽었으나 여러 사람들의 의견을 듣고 싶어진 소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