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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민규 Aug 27. 2020

#아들과함께새로움찾기_11

물놀이 같은 아빠가 되기


더위가 기승을 부린다.

이 맘 때쯤 시원한 계곡이나

바다에 나가 수박을 나눠먹으며

낚시를 다니는 시원한 일탈을 꿈꿔왔는데     

코로나19가 급속도로 퍼지면서

상황이 여의치가 않다.     


더위를 많이 타는 나와 승후를 위해 아내가

베란다에 작은 수영장을 만들어주었다.    

 

여건 상 힘들 거라는 생각에

몇 차례 아내가 수영장을

만들어주자는 제안에 시큰둥했었지만

막상 베란다에 승후가 신나게

물놀이를 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다 보니

아들이 마음껏 수영할 수 있도록

더 큰 수영장을 준비하고 싶어 진다.     

베터파크 개장!


주말 내내 승후는 물과 함께 했다

아니 가족과 함께 했다.     


놀다 지칠 때면 과자로 허기를 채우고

아빠가 맛있게 구워준 삼겹살도 먹고

다시 또 물로 들어가 옷을 홀딱 벗고 물장구를 치다가

잠수를 해보기도 하고 이리저리 물을 뿌려보기도 한다.

물이 그렇게도 좋은지 온 사방에 웃음꽃을 전달한다.   

  

시원한 물에 승후와 함께 몸을 담그니 피곤함보다는

주위에 전하고 싶은 따뜻한 행복이 스며온다.  

   

어떻게 행동하고 어떻게 살아가야 내가 포근하고

우리 가족이 포근할 수 있는지

새삼 잊고 살았던 것 같다     


먼저 다가가 육아와 일로 지친
아내의 마음을 살펴보는 일
승후가 원하는 마음의 소리를 들어보는 일
승후를 위해 힘써주는 가족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보는 것
나는 이러한 마음을 글로 써 내려갈 수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히 포근한 삶을 사는것이다


한참을 물놀이 하다 보니

승후의 따뜻한 온기가

오랜만에 나의 마음에 평온을 준다.     


상어를 좋아하는 승후


가장 재미있는 놀이 활동을 엄마 아빠와 함께 하고 있는 승후에게도

우리 가족의 따뜻한 온기가 전해지길 바란다.   

  

사람은 대단한 동물이라 명명되기에

인위적인 향수를 만들기도 하고

  무소불위의 위치에서 살아간다.     


사는 의미를 주위에  따뜻하게 전하는

수많은 존재들이 있지만

많은 이들은 그들에게 먼저 인사하지 않는다.

    

얼마를 간직해야 내가 포근한지 몰랐던 것은

최근의 나도 마찬가지다.


소유를 목적으로 살다 보니

겹겹이 쌓인 머릿속은 늘 고민이 많고

걱정으로 가득한 마음은 향기롭지 못하다.     


시원한 물속에서 승후와 함께

간식을 준비해주는 아내를 바라보며

참 단순했던 일상의 그리움이

막혔던 마음을 녹여준다.

     

단순하게 계획된 일상은 매번 나를 깨운다.

승후가 살펴본 주말의 일상 속에

언제나 ‘물놀이’ 같은 아빠가 되어주는 것    


나 또한

가두지 않는 마음의 평온을 그려보면서

잠시나마 여유를 갖고 주위를 살펴볼 수 있기에


가족과 함께하는 모든 시간이

'물놀이'와 같았으면 좋겠다.


오랜만에 즐기는 여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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