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을 기록할 것인가.
안녕하세요. 노아입니다.
OOO 이름 석자보다 "노아"라는 영어 이름이 더 익숙한 개발자가 되었다.
2006년 겨울부터 일을 했으니 이제 "프로 개발자" 18년 차다.
나의 어릴 적 꿈은 개발자였다. 정확히는 기억나지 않지만 초등학교 (그때는 국민학교였던) 시절부터 장래희망 란에 "프로그래머"라고 썼던 거 같다.
그렇게 대학을 졸업하고, 프로의 세계에 뛰어들어 개발자로서 지금까지 살아가고 있다.
개발자가 된 후로 나의 꿈은 "계속 개발자"였다.
경영학 수업에서 "기업의 목표는 계속 기업"이다라는 말에 감명을 받아서, 나의 직업적 목표를 "계속 개발자"라고 세웠다.
그러면서 입버릇처럼 매니저(팀장)는 안 하고 싶다고 떠들고 다녔다.
(아마 많은 개발자들이 팀장은 나랑 안 맞는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게 아마 당신일 수도 있다.)
그렇게 15년째 일을 하다 2021년 6월에 조직장이 되었다.
안드로이드 4, iOS 4명이 있던 8명 조직에서 iOS 개발자 3명의 퇴사자가 발생하면서 5명짜리 조직의 조직장이 되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시니어 개발자가 나의 경력의 끝이라고 생각했었고, 조직장, 팀 매니저 등의 대한 고민과 걱정을 전혀 하지 않고 살아가고 있었다.
매니징보다는 "더 나은 시니어 개발자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에 대해서 한참을 고민하던 시기이다.
그렇게 나는 "초보 조직장"이 되었다.
준비 없이 조직장이 된다는 것은 신입 사원으로 첫 직장에 입사하는 것과는 또 다른 압박감이 있었다.
하루도 빠짐없이 조직장과 일하고 있었지만 조직장이 어떤 일을 하는지에 대한 정의가 하나도 없었다.
"주간 보고"를 어떻게 쓰고, 그걸 상위 리더에게 어떻게 공유하는지만을 인수인계받았다.
한 일주일을 정신없이 보내다가 문득 "근데 나는 뭐 하는 사람이지"라고 생각했던 게 생각난다.
나의 리더가 첫 미팅에 "허니문 기간을 즐겁게 즐겨봐요"했던 말이 이제는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 거 같다.
지금 생각해 보면 나는 "준비되지 않은 조직장"이었다.
아는 게 없으니 일단 책부터 사서 읽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매니징과 관련된 책들을 적지 않게 읽어왔다.
"실리콘 밸리의 팀장들"
"개발자 7년, 매니저 1일 차"
"사수가 없어도 괜찮습니다"
"소프트 스킬"
"리더를 위한 멘털 수업"
"스태프 엔지니어"
"테크니털 리더"
"요즘 팀장의 오답 노트"
"팀장, 바로 당신의 조건"
그리고 지금은 "정답은 없다, 지금 우리 조직 상황에 맞는 답을 찾아 가는 과정이 조직 관리이다."라는 나름의 원칙을 갖고 조직을 운영하고 있다.
조직장은 "사람 관리", "조직 관리", "일 관리"를 잘해야 한다.
이런 관리를 하기 위해서는 결국 사람을 움직여야 한다.
대부분의 팀장/매니저 관련 책들에서 공통되게 1on1 미팅을 강조하고 있다.
나도 나와 같은 생각과 방향을 맞추기 위해서 지금까지 매달 1on1을 진행하고 있다.
한 달이라도 빼먹으면 큰일 날 것처럼 이름도 "이달의 1on1"이라고 지었고 매달 진행하고 있다.
처음 5명의 조직일 때는 한 달에 4명 x 1시간 4시간이면 되었는데 지금 조직 커져서 22명이 소속되어 있다. 단순히 계산해도 한 달의 20시간 이상을 1on1 하는데 쓰고 있다.
지금까지 1on1에 400시간 이상을 썼으니 꽤 많은 경험치가 쌓인 것 같다.
매달 1on1 설문을 만들고 그들과 함께 적지 않은 시간을 보냈다.
다양한 에피소드들이 있는데 다행히 이 기록들을 빠짐없이 기록해 두었다.
브런치라는 서비스를 만드는 사람으로서 그동안 있었던 에피소드들을 "브런치 북"으로 남겨두면 의미 있는 성장일지가 되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키보드를 두드리고 있다.
부디 지치지 않고 써 내려가 이 기록을 완성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2024.09.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