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출장기. 아니 판교 출장기.
만족과 행복의 가치는 그것을 잃을 때 비로소 알게 되는 것 같다.
업무차 서울, 아니 판교에 다녀왔다.
2박 3일간의 나의 동선은 이렇다.
첫날
집 -> 제주공항 -> 김포공항 -> 서현역 -> 판교(회사) -> 사당 -> 암사역
집 -> 제주 공항 4.1 km (택시)
제주 공항 -> 김포 공항 555km (비행기)
김포공항 -> 서현역 52km (5100번 버스)
서현역 -> 판교(회사) 3.7km (택시)
자 이제 퇴근을 하자. 오늘은 저녁 약속이 있다. 사당에서.
회사 -> 판교역 1.2km (버스)
판교역 -> 사당역 20km (지하철)
사당역 -> 암사역 16.7 km (지하철)
암사역 -> 암사동 (집) 1.6km (버스)
둘째날
암사동 -> 암사역 -> 판교(회사) -> 양재 -> 서초동
암사동(집) -> 암사역 1.6km (버스)
암사역 -> 판교역 26km (지하철)
판교역 -> 판교(회사) 1.2km (도보)
판교역 -> 양재역 12.7 km (지하철)
양재역 -> 서초동 (집) 3.6km (버스)
셋째 날
서초동 -> 신논현역 -> 김포공항 -> 제주공항 -> 제주(회사) -> 노형동(집)
서초동(집) -> 신논현역 6.3km (택시)
신논현역 -> 김포공항 24km (지하철)
김포공항 -> 제주공항 555km (비행기)
제주공항 -> 영평동(회사) 13.8km (택시)
영평동(회사) -> 노형동(집) 12km (셔틀버스)
이동 거리에 지친다.
물론 오랜만에 간 서울이라서 약속도 있고 하니깐. 조금 더 돌아다닌 건 맞다. 하지만 그렇다고 내가 서울에 산다면 회사 근처에 살 수 있을까? 난 아닐 거 같다는 생각을 한다. 내가 어디에 살 수 있을지 지금으로서는 추측조차 할 수 없다.
사람 간의 간극
내가 잊고 살고 있었던 게 하나 있었다. 가족이 아닌 사람이 내 주위 반경에 얼마나 가까이 들어올 수 있는가?
내가 이동한 시간들은 대부분 러시아우어는 아니었다. 출근 시간이 이른 편도 아니고 또 출장이라서 그 시간에 이동을 할 수도 없었다.
하지만 엘리베이터는 아니었다.
같은 시간에 점심을 먹으러 가고, 같은 시간에 출/퇴근을 하는 사람들이 이동하는 통로.
점심시간 건물을 나가기 위해서 탄 엘리베이터는 한 동안 잊고 살았던 도시의 갑갑함을 다시 깨우쳐 주는 시간이었다.
작은 공간에 약 10명이 빽빽하게 들어섰고. 몇몇은 서로 몸이 닿지 않게 하기 위해서 엘리베이터 벽에 몸을 붙이고. 또 누구는 두 팔로 자기를 안고 서 있어야 했다. 그래도 부족한 공간. 타인과 타인의 거리는 불과 30 센티도 안 되는 것 같았다.
하아, 불편하고 갑갑하다
하지만 이 모든 것 또한 금방 익숙해지겠지.
갑자기 막 서글퍼진다.
그래도. 튜브와 함께하니깐 오늘도 행복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