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다니고 있는 회사에 입사한 지 이제 한 3년 반 정도 되었다. 이 정도 되면 팀원들과도 사실 친해지고, 웬만한 직원들은 전부 알법한 시기인데, 난 여전히 회사가 낯설다.
첫 번째 회사에서는 나름 인싸에 두 번째 회사는 너무 잠깐 몸담았어서 제외, 세 번째 회사도 다들 친했기 때문에 지금 다니는 네 번째 회사가 매우 적응이 안 되고, 현 상황이 고민이라면 고민인 상황.
처음 이 회사에 입사했을 시점에는 코로나가 한창이라 입사하자마자 한동안 전면 재택을 했고, 그 후로 1년간은 같은 팀이라도 a조 b조로 나누어 절반씩 격일로 출근했고, 그 후로도 코로나가 심해지면 전면 재택, 격일 출근을 번갈아 해서 3년 반을 다녔으나 팀원 만난 걸로 치자면 1년 반 정도 되는듯하다. 지금도 주 2회 재택을 하고 있다...
그리고 이번 팀원들의 특징이 있는데, 하나는 팀원의 남자들이 낯을 가린다는 거고, 다른 하나는 나를 제외한 팀원 전체가 술을 좋아한다는 거다.
그래서 처음 입사하고 이들과 친해지기 위해서 몇 번 술자리도 갖고 했지만, 술자리에서만 친해지고, 다음날 그들은 또 낯을 가리니 다시 처음 만난 사람처럼 예의를 갖추고. 그렇게 3~4번 하다가 그냥 언젠가는 친해지겠지.. 하고 친해지기를 포기했다.
꼭 팀원이라고 친할 필요는 없으니까 눈을 돌려 회사 내 타 부서 직원들과 친해져 보려고도 했다. 같은 프로젝트를 담당하거나 미팅을 하는 등 타 부서 직원과 뭔가 접점이 생기면 사적인 얘기도 하고, 점심도 함께 먹고, 커피도 먹고 하면서. 근데 그렇게 친해진 모든 직원이 다 회사를 그만뒀고, 회사에서는 우스갯소리로 나랑 따로 밥만 먹으면 회사를 나간다는 소문이 있을 정도다. 오죽하면 인사팀에 나갈 기미가 보이는 직원을 친해지기 전에 언질 해달라고 요청도 해봤을 정도. ㅎㅎ
그렇게 한 30명(?) 정도가 나가고 나는 다른 부서 직원과 친해지길 포기했고, 팀원들이나 챙겨야겠다고 마음먹었는데 팀원들과는 또, 여전히, 성향이 너무 다른 거다.
점심시간에 사적인 대화를 해도 "주말에 뭐 했어요?" "oo랑 술 마셨어요~" 이들은 봄, 여름, 가을, 겨울 계절에 따라 술 마시는 장소만 달라질 뿐 실외냐, 실내냐, 누구냐만 달라질 뿐 일주일에 4회 이상 술을 마신다. 그래서 점심 회식을 하면 거의 80% 해장하기 좋은 짬뽕이 있는 중국집이다.. 하아
팀원이 9명인데(지금은 희망퇴직으로 7명;;), 모두가 술을 좋아하고 동일한 성향이라니.. 아 그리고 모든 남자들이 담배를 피운다. 팀원 9명 중에 여직원 2명(나포함 3명)을 제외하고 전부 담배를 피우고, 그들은 한 시간에 한 번씩 나가서 친목도모를 하고. 일주일에 2~3번씩 번개로 술자리를 가지며 여자 팀원들과도 친하게 지내는 듯하다.
난 오늘도 외롭다. 그렇다고 내 귀한 저녁시간을 좋아하지도 않는 술을 마시며 보내기는(어쩌다가는 나도 끼긴 하지만) 아까우니까. 그냥 덜 친하고 외로움을 감수하기로 결정했다고나 할까.
난 퇴근하고, 운동하고 요리하고 맛집 다니고 남편 챙기고 할 일이 너무 많기에... 그냥 회사는 일이나 하며 시간 보내는 걸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