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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기도토리 Jul 28. 2023

ep 1. 딸기 생크림 케이크


여름인데 딸기를 샀다.

많이 넣으려고 두 묶음을 사서, 거의 삼만 원 돈이었다.


집 근처 마트에도 컬리에도 딸기가 없어서, 그냥 네이버에서 주문했다. 예쁜 딸기가 오기를, 그나마 달콤한 아이들이 와 주기를 간절히 기다렸다.

그리고 딸기 오는 날 아이스박스를 뜯어 보니, 딸기는 생각보다 많이 컸다.



딸기 생크림 케이크

* 우리밀가루

몇 년 전부터 몸에 좋은 재료를 쓰기 위해 미국산 박력분은 쓰지 않는다. 그래서 우리밀가루를 넣었다.


* 아몬드브리즈 언스위트

우유를 아몬드브리즈로 대체했다.

생크림도 식물성이다.


* 딸기

정말 큰 딸기를 썼다.

크고 조금 우락부락한.




제누와즈는 내가 좋아하는 레시피로 만들었다. 막 저어도 꺼지지 않는(그렇다고 정말로 막 저으면 꺼질 수도 있지만) 반죽이어서 정말 좋다.


공립법(노른자와 흰자를 함께 넣어 거품을 올리는 방법)으로 만들 때 꼭 지켜야 할 것은, 온도를 38도~40도로 올려야 한다는 것.


물을 넣은 냄비 위에 달걀과 설탕과 바닐라빈 페이스트를 담은 유리볼을 올리고(유리볼은 물론 내열이어야 한다) 손거품기로 계란을 저으면서 온도를 올린다. 이 과정을 마친 뒤 핸드믹서를 사용해서 본격적으로 달걀 거품을 올려야 한다.

그래야 균일하고 안정적인 반죽이 만들어진다.


박력분 대신 우리밀가루를, 우유 대신 아몬드브리즈를 넣어도 폭신하고 맛있는 케이크가 나온다.

물론 박력분이나 스펀지케이크용 밀가루를 쓰는 게 식감이 훨씬 좋겠지만, 우리밀이 더 건강에 좋다.

먹어도 배가 더부룩하지 않다.


식물성 생크림을 쓰면 맛이 떨어질 거라는 생각이 있었지만, 정말 맛있다. 크림치즈를 넣어서 고소하고 보드라운 맛이다. 게다가 딸기가 살짝 새콤해서 느끼하지 않고 잘 어울렸다. 여름 딸기의 장점인 건가.




엉성한 깍지 데코도 꾸물꾸물해서 마음에 들고, 엄청 커다란 딸기도 귀엽다.

어떻게 찍어도 사진이 잘 나오는 딸기 케이크.

케이크를 만들어 두니 마음이 든든하다. 한 조각 한 조각 먹으면서 행복을 만끽해야지.


생각해 보면, 무언가를 만드는 일은 우울증 치료에 도움이 되는 것 같다. 끝없이 우울하다가도 일어나서 케이크를 만들면 기분이 상쾌해진다.


앞으로도 그러면 좋겠다.

못 만들어도 괜찮으니, 열심히 해보자.


언니가 그려준 딸기 생크림 케이크

_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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