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웠던 어느 오후.
문득, 달콤하면서도 새콤한 케이크가 먹고 싶었다.
레몬 케이크를 만들까 하다가 장바구니에 냉동 블루베리를 담았다. 크림 사이사이에 생 블루베리를 넣는 것도 좋지만, 냉동 블루베리로 콩포트를 만들어 넣으면 달콤하고 새콤하니 딱일 것 같았다. 생 블루베리는 비싸기도 하고…
크림치즈를 많이 넣은 크림 아이싱은 아직 익숙하지 않은데 괜찮을까? 걱정 반 기대 반으로 케이크를 만들기 시작했다.
블루베리 크림치즈 케이크
* 레몬 제스트
새콤한 맛을 더하고 싶어서 제누와즈에 레몬 제스트를 추가했다.
* 아몬드브리즈 언스위트와 식물성 생크림
늘 그렇듯 우유를 쓰지 않기 위해 아몬드브리즈와 식물성 생크림을 썼다.
* 블루베리 콩포트
냉동 블루베리로 콩포트를 만들었다. 블루베리와 설탕을 냄비에 넣고 보글보글 저어 가며 끓인 뒤, 레몬즙을 넣어 마무리한다.
* 블루베리 크림치즈 크림
크림치즈와 설탕을 섞은 뒤 숙성한 생크림을 넣어 휘핑한다. 믹서로 러프하게 간 블루베리 콩포트를 넣는 것도 잊으면 안 된다.
제누와즈는 평소보다 덜 부풀었다.
계란 거품도 평소와 같았고, 가루를 넣어 섞은 뒤의 반죽도, 오븐 온도와 시간도 똑같았는데 왜일까? 레몬 제스트를 넣으면 케이크가 살짝 덜 부푸는 걸까?
하지만 1.5cm로 잘랐을 때 3장이 나왔으니 상관 없었다. 도톰하게 3장만 나오면 만사 오케이.
예상했던 대로 인서트 크림(시트 사이사이에 들어가는 크림)을 바를 때 조금 애먹었다. 그날따라 날이 더웠나. 생크림 숙성을 짧게 했나. 아무튼 크림이 금세 되직해졌다. 스패츌러로 만지면 만질수록 바글거렸다! 그래도 정신만 똑바로 차리면 뭐든 수습할 수 있다고, 어찌저찌 그럴 듯하게 완성했다.
윗면은 몽블랑 깍지로 빙 둘러 장식했는데, 몽블랑 깍지와 원형 깍지가 어렵다더니 정말이었다. 한 번에 쭉 짜는 데 기술이 필요하단 걸 알았다.
레몬 제스트를 넣어 시트에선 향긋한 레몬 향이 나고, 크림치즈와 블루베리 콩포트를 넣어 만든 크림은 새콤하면서도 달콤하다.
윗면에 올린 콩포트는 화룡점정. 정-말 맛있다!
덥고 습한 여름의 오후.
케이크를 예쁘게 한 조각 잘라서 언니와 나눠 먹었다.
냠냠. 행복해지는 맛. 하루가 즐거워지는 맛.
다음엔 무슨 케이크를 만들까?
_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