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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기도토리 Aug 11. 2023

ep 3. 레몬 케이크


나는 어쩐지 여름 하면 레몬이 떠오른다.

여름의 열기와 상큼한 레몬이 잘 어울려서일까. 여름에 새콤한 레모네이드를 마신 기억이 있어서일까.


아무튼 여름 하면 레몬.

입 안을 톡 쏘는 상큼함이 가득한 레몬.

그래서 이번에는 레몬 케이크를 만들기로 했다.



레몬 케이크

* 크림치즈를 가득 넣은 크림

새콤하고 고소한 맛을 위해 생크림에 크림치즈를 가득 넣었다.


* 레몬 시럽

물과 설탕으로 만드는 시럽에 레몬즙을 추가해 새콤한 맛을 더했다.


* 레몬 커드

달걀 한 개와 노른자 두 개로 커스터드 크림을 만들었다. 레몬 제스트와 레몬즙을 넣는 것도 잊지 않는다.

만든 커드는 작은 볼에 담아 랩으로 밀착해 보관해야 세균이 번식하지 않는다.


* 상투 깍지와 8발별 데코레이션

커다란 상투깍지로 윗면을 장식하고, 케이크 아랫면은 8발별로 꾸몄다.



폭신하고 부드러운 시트와 고소한 크림.

새콤달콤한 레몬 커드.


난 확실히 말할 수 있다. 이 케이크는 내가 먹은 케이크 중에서 가장 맛있다고. 그래서 베이킹하는 사람들이 레몬을 쓰는 거구나, 하고 실감했다. 맛은 ‘메이크 어 케이크’의 레몬 요거트 컵케이크와 닮았다.


크림치즈를 가득 넣어서 정말 고소하고 맛있는 크림이 되었지만, 사실 크림을 아이싱할 때 좀 힘들었다. 블루베리 크림치즈 케이크를 만들었을 때처럼 아이싱하기 쉽지 않았다. 만지면 만질수록 뻑뻑해졌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이싱 크림은 일부러 아주 묽게 만들었다. 그랬더니 크림을 바를 때 알맞은 질감이 되었다!



이번에는 제누와즈에 레몬 제스트를 넣지 않았다. 제스트를 넣지 않아도 레몬 커드에서 상큼한 레몬 맛을 느낄 수 있을 테니까. 역시 생각한 대로였다. 레몬 커드의 새콤하고 달콤한 맛이 ‘나는 레몬 케이크야’하고 말해주는 것 같았다.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이번 케이크부터는 케이크 종이 받침 대신 케이크를 접시에 세팅하기로 했다. 얼마 전에 20센티 정도 되는 작은 케이크 접시를 샀다. 식기세척기에 넣을 수 있어 좋고 1호 케이크에도 딱 알맞지만, 케이크 밑면을 장식하면 접시가 꽉 찬다.


다음에 다른 접시도 사 볼까?

더 크고 화려한 걸로? (하지만 돈이 모자라다…)



피곤한 얼굴로 일어나 제누와즈를 굽고, 설거지를 하고, 도구를 준비해 크림을 바르는 것은 생각보다 고된 일이다. 하지만 완성한 케이크를 가만히 보고 있으면 행복해진다. 피곤했던 마음이 사르르 녹아내린다.


케이크의 세계에 한 발자국 내디뎠다는 성취감도 있지만,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직접 만든 케이크를 대접할 수 있다는 뿌듯함이 있어서일까.


그래서 나는 오늘도 케이크를 만든다.

다음은 어떤 걸로 할까?

언니가 그려준 레몬 케이크


_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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