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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기도토리 Nov 03. 2023

ep 14. 애플 시나몬 크럼블 케이크


하늘이 파랗게 맑은 가을, 애플 파이를 만들었다. 언니는 달콤한 사과 조림을 만들고, 나는 바삭바삭한 파이지를 반죽했다.


둘이 주방에 서서 복닥복닥 파이를 만들고 보니, 냉장고에 사과 조림이 한가득 남았다. 그득그득한 사과 조림을 어떻게 쓰면 좋지. 버리기엔 아깝고 쓰기엔 너무 많은데.


한참 고민하다가, 사과 케이크를 만들기로 했다.

이름하여, 애플 시나몬 크럼블 케이크.



애플 시나몬 크럼블 케이크

* 시나몬 제누와즈

바닐라 제누와즈 레시피에 시나몬 파우더를 조금 추가한다. 시나몬 파우더 두 꼬집 정도. 소량 넣는 것만으로 은은하고 향긋한 시나몬 향이 나는 시트를 만들 수 있다.


* 시나몬 사과 조림

애플 파이를 만들고 남은 사과 조림을 케이크에 넣는다. 사과 조림은 잘 익은 사과를 깍뚝 썰고, 설탕과 버터, 시나몬 파우더를 넣어 졸이면 된다.

국물이 자작해졌을 때 전분물을 조금 넣는 것도 잊지 않는다.


* 시나몬 크럼블 장식

크럼블에 시나몬 파우더를 넣어 시나몬 크럼블을 만든다.

케이크 가장자리에 자연스럽게 크림이 올라오도록 아이싱한 뒤, 바삭하게 구운 크럼블을 듬뿍 올리면 완성.




가을하면 떠오르는 케이크는 사과 케이크, 무화과 케이크, 고구마 케이크, 단호박 케이크. 그 중 두 개를 만들어서인지 든든한 기분이 든다. 가을처럼 풍성하고 만족스러운 느낌.


보송한 시나몬 제누아즈에 고소하고 부드러운 크림. 시나몬 향이 물씬 풍기는 사과 조림과 달콤하고 바삭한 크럼블. 이 모든 것들이 완벽하게 조화를 이룬다.


남은 사과 조림을 처리하기 위해 만든 케이크인데, 이렇게 맛있다니. 윗면에 장식한 시나몬 크럼블이 맛을 한층 더해준다. 씹는 식감도 좋은데 과하게 달지 않아 좋다.

시나몬 향이나 애플 파이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분명 이 케이크를 좋아하게 될 거다.


크림은 제일 좋아하는 크림으로 했다. 생크림에 크림치즈를 조금 넣은 것. 아이싱도 편한 데다 맛도 좋다.

크림치즈를 잔뜩 넣은 크림으로 할까 하다가 변경했는데, 이렇게 하길 잘한 것 같다.

입에 넣으면 부드럽게 녹아 내리는 생크림이 바삭한 크럼블과 환상 궁합이다.




케이크를 만들 생각은 없었는데, 남은 사과 조림으로 갑작스레 예쁜 케이크가 탄생했다.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즐거운 일이 벌어지는 것처럼, 내 사과 케이크도 그런 깜짝 선물 같다.

맛있는 사과 케이크 덕분에 가을이 한 발자국은 더 행복해진 기분이다.


다음엔 무슨 케이크를 만들까?


언니가 그려준 애플 시나몬 크럼블 케이크


_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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