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우니보다는 부드럽고, 코코아 제누와즈보다는 꾸덕한 초콜릿 케이크가 있을까? 어느 주말 오후. 문득 떠오른 생각에 케이크 일지를 꺼내 들었다.
다크 초콜릿을 넣은 케이크 시트에 밝은 색 크림을 가득 얹어 먹으면 좋을 텐데. 한 주간 힘들었던 일을 모두 잊을 만큼 맛있는 초콜릿 케이크가 나오면 좋을 텐데.
그런 생각을 하며 케이크를 만들기 시작했다.
얼그레이 갸또 쇼콜라 케이크
* 갸또 쇼콜라
다크 커버춰를 넣은 갸또 쇼콜라를 만든다. 노른자를 반죽할 때는 버터와 초콜릿이 분리되지 않도록 주의하고, 흰자는 실온에 두어 머랭을 올린다.
* 얼그레이 크림
생크림에 얼그레이 티백을 넣어 밀크티를 만든다. 티백 중 하나는 뜯어서 크림에 가루를 넣는다. 밀크티를 식힌 뒤 차가운 생크림을 넣어 섞고, 냉장고에 넣어 뒀다가 아이싱할 때 꺼내어 휘핑하면 된다.
* 심플한 타임 장식
아이싱한 케이크 위에 깨끗이 씻은 타임을 빙 둘러 장식하면 케이크 완성.
다크 초콜릿과 얼그레이 크림이 조화로운 얼그레이 갸또 쇼콜라 케이크. 얼그레이 크림이 초콜릿의 달콤함을 중재해 주는 느낌이라 딱 좋다. 과하게 단 걸 좋아하지 않는 나에게 딱이다.
갸또 쇼콜라는 오븐에서 막 꺼냈을 때는 폭신하지만, 냉장고에 넣어 두면 꾸덕하고 진해진다. 숙성할수록 아이싱한 크림과 어우러져서 무척 맛있다.
갸또 쇼콜라 케이크의 매력은 우아한 곡선과 각진 크림의 대비에 있다. 밝은 크림 속에서 두드러지는 초콜릿 케이크의 모습이 아름답다.
윗면에 장식한 타임도 케이크를 한층 예쁘게 해 준다. 타임은 케이크 장식을 도와주는 고마운 존재다. 앞으로도 많이 사용해야지.
힘이 들 때나 스트레스를 받을 때, 크림을 가득 얹은 갸또 쇼콜라를 먹으면 기운이 난다. 조그만 케이크 한 조각이 주는 기쁨이 오늘 하루를 지탱해 주기도 한다.
그래서 가끔은 케이크에게 전하고 싶다. 힘을 줘서, 하루를 행복하게 해 줘서 고맙다고.
다음엔 어떤 케이크를 만들까?
_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