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사계절 중에서 겨울이 제일 좋다.
복작복작한 연말의 분위기가 좋아서이기도 한데, 역시 겨울이 좋은 이유는 크리스마스가 있어서다. 반짝이는 트리, 새하얀 눈, 포근한 겨울. 크리스마스는 늘 나를 설레게 한다.
크리스마스를 기다리며, 올해는 크리스마스 케이크를 직접 만들어 보기로 했다.
크리스마스 케이크
* 녹차 제누와즈
크리스마스에 어울리는 녹색을 만들기 위해 녹차 가루를 넣어 제누와즈를 만든다. 녹차 가루를 많이 넣으면 제누와즈가 퍽퍽해질 수 있으니 주의한다.
* 마스카포네 샹티 크림과 딸기
생크림에 마스카포네 치즈를 조금 섞어 샹티 크림을 만들고, 딸기는 깨끗이 씻은 뒤 반으로 잘라 크림 사이에 샌드한다.
* 8발별 깍지와 곰돌이 초
8발별 깍지로 케이크 윗면과 아랫면을 장식하고 반으로 자른 딸기를 올린다. 산타 모자를 쓴 곰돌이 초를 케이크에 꽂으면 완성.
녹차 향이 은은하게 나는 제누와즈, 달콤하고 신선한 딸기, 마스카포네 치즈를 넣어 부드러운 우유 맛 크림.
녹색, 빨간색, 하얀색이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끌어올린다.
사실 제누와즈는 두 번 구웠다. 첫 번째 반죽에 녹차 가루를 많이 넣었더니 찐득하고 구멍이 뽕뽕 뚫린 시트가 나와 버렸기 때문이다. 그래서 녹차 가루를 줄여 다시 만들었는데, 이번에는 다행히 잘 되었다. 색도 은은한 녹색이라 마음에 든다.
크림에 마스카포네 치즈를 넣은 건 처음이었는데, 크림치즈를 넣었을 때와는 또 다른 맛이라 좋았다. 우유 향이 가득 나면서 입 안에서 사르르 흩어지는 크림이라, 호불호 없이 누구든 좋아할 것 같다.
딸기는 듬뿍 넣으려고 반으로 잘랐는데, 단면도 예쁘고, 딸기를 좋아하는 언니가 좋아해서 좋았다.
바람이 쌩쌩 부는 어느 주말. 식탁 앞에 도란도란 앉아서 티타임을 즐겼다. 산타 모자를 쓴 곰돌이 쿠키도 꺼내고, 얼마 전에 만든 초콜릿 롤케이크도 식탁에 올렸다. 귀여운 쿠키는 하나씩 먹었다.
엄마 하나, 언니 하나. 그리고 나 하나.
2023년이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은 것 같은데,
벌써 12월, 크리스마스.
슬픈 일도 많았고, 우울하기도 했고, 그렇지만 행복한 날들도 많았다. 사람들과 이별도 하고, 새로운 인연도 많이 만났다.
올해는 사랑하는 사람들과 따뜻한 크리스마스를 보내면 좋겠다. 달콤한 크리스마스 케이크를 먹으면서.
다음엔 무슨 케이크를 만들까?
_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