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전자가 3분기 잠정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습니다. 결과는 어떨까요? 업계에서는 3분기에는 좋아질 거라고, 하반기에는 확실히 좋아진다고 외쳤는데 결과는 격차가 소폭 줄기는 했지만 여전히 적자의 늪에서 헤어 나오지 못할 것으로 보입니다.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는 2023년 초부터 우리에게 희망고문을 안겨왔습니다.
2023년 초에는 "그래 2023년 초반에는 좋지 않겠지만 하반기에는 반드시 턴 어라운드 한다!"라고 외쳤습니다. 게다가 시의 적절하게 CHAT GPT가 터져 주면서 이러한 시장의 예측에 더욱 힘을 실어 주었습니다. 오히려 적어도 5월~6월에는 가시적인 실적 개선이 있을 것이라고 외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는 기록적인 적자를 결과물로 내놓았습니다.
삼성전자는 1분기와 2분기 연속 4조 원 대의 적자를 기록했습니다. SK 하이닉스는 1분기 3조 4000억의 적자 이후 HBM3가 호조를 보이면서 2조 8800억의 적자를 기록했습니다. 결국 두 기업 모두 2분기 내에 적자 탈출은 보기 좋게 실패한 모습이죠.
그런데 이러한 적자 기조는 3분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부문 이외에도 여러 부문들이 있기에 반도체 부문만의 실적을 계산하기는 약간 어려운 면이 있습니다만 전체적으로는 매출액 67조에 영업 이익은 약 2~3조 정도가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반면 반도체 부문만을 따로 놓고 보면 상황이 달라지는데요. 3분기에도 삼성전자는 약 3조 원 대의 적자를 보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하이닉스도 별반 다르지 않은 모습입니다. 3분기 SK 하이닉스는 약 2조 원 초반의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이는 D램 부문은 HBM3의 선전과 더불어 턴어라운드가 가능할 것으로 보이지만 낸드플래시는 경기 침체의 영향으로 좀처럼 시장이 회복되고 있지 않은 상태이기에 2조 원 이상의 적자가 예상되기 때문입니다. 한 마디로 삼성도, 하이닉스도 당분간 적자의 늪을 벗어나긴 힘들 것으로 보입니다.
시장의 기대와는 다르게 한국 반도체를 대표하는 두 기업이 힘을 못쓰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메모리 업황이 개선되고 있다고 하지만 왜 두 기업은 적자에 허덕이는 것일까요? 한 마디로 이야기하자면 경기 침체가 계속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HBM이 대세로 떠오른다고 하지만 삼성전자와 하이닉스가 주로 수익을 내는 제품군은 서버, 모바일, PC 등 B2C의 비중이 높습니다.
차세대 먹거리로 불리는 HBM이 삼성전자 D램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6% 남짓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물론 내년에는 그 비중이 18% 정도로 늘어날 예정이라고 하지만 결국 삼성전자의 주요 수입원은 소비자 향입니다. 즉 삼성전자의 실적 개선이 본격화되는 것은 IT 경기가 되살아나면서 소비자향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들의 실적이 되살아나는 때가 될 것입니다.
하이닉스의 경우에는 상황이 약간 다릅니다. 자사의 HBM3를 엔비디아에 독점공급하면서 HBM 관련 매출이 비약적으로 상승했습니다. 전체 D램 매출에서 HBM이 차지하는 비중이 20%까지 상승한 상황입니다. 즉 삼성전자보다는 SK 하이닉스가 생성형 AI 열풍의 덕을 더 많이 보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결국 80%의 매출은 소비자향 제품에서 올리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합니다. 즉 삼성전자도, SK 하이닉스도 IT 경기가 살아나지 않으면 당장에 눈에 보이는 실적 개선은 어렵다고 보입니다.
카운터포인트 리서치에 따르면 2023년은 스마트폰 제조 역사상 최악의 해 중 하나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다음의 그래프를 보시면 스마트폰 시장의 상황이 얼마나 최악으로 치닫는 중인지 알 수 있습니다.
다음의 표를 보시면 스마트폰 출하량은 2017년 최정점에 이른 이후 점차 줄어들면서 점차 정체되는 것을 볼 수 있는데요. 코로나 19가 본격적으로 팬데믹으로 발전한 2020년 큰 폭으로 떨어졌던 스마트폰 출하량은 2021년 반등에 성공했습니다. 하지만 2022년 엔데믹 선언과 각국의 고금리 정책, 그리고 우크라이나 - 러시아 전쟁 발발과 함께 찾아온 경제 한파로 인해 2022년 스마트폰 출하량은 처참한 수준입니다. 2023년에는 2022년보다 상황이 더욱 악화되면서 10년 내 스마트폰 출하량 추이에서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삼성과 하이닉스 모두 모바일 LPDDR 디램이 주력 상품 중 하나인 상황에서 텃밭인 스마트 폰 시장이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니 실적이 좋을 이가 없습니다. 다른 시장들도 사정은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PC 시장을 볼까요?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서 조사항 2023년 2분기 PC 출하량 추이를 보면 작년 동기대비 16.6% 하락한 수치를 보이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레노버 HP 등 주요 윈도 계열 PC 제조사들, 그리고 맥 진영인 애플 모두 경기 침체의 여파를 피할 수 없었습니다. 삼성전자와 SK 하이닉스 모두 이들 회사에 D램과 낸드플래시를 공급하는 회사들입니다. 경기 침체로 인해 디바이스 출하량은 줄어드는데 메모리 기업의 재고는 계속해서 증가하니 당연히 메모리 반도체의 가격은 하락할 수밖에 없습니다.
결국 HBM이 차세대 먹거리로 각광을 받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주요 수익원으로 자리잡지 못한 상황이고, 삼성과 SK 하이닉스의 주요 수익원인 모바일과 PC 시장이 침체를 이어가면서 두 기업의 실적 악화에 주된 원인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삼성전자 같은 경우는 현재 차세대 먹거리인 HBM3 양산에 애를 먹고 있습니다. 엔비디아에게 하반기 양산을 전제로 한 공급 계약을 체결하긴 했지만 양산 수율 향상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본격적인 납품이 지연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SK 하이닉스는 현재 엔비디아에게 꾸준히 HBM3를 공급하고 있죠.
당분간 엔비디아 향 HBM 3 물량은 온전히 SK 하이닉스가 담당하게 될 것으로 보여 삼성전자보다는 SK 하이닉스에게 우호적인 방향으로 시장이 흘러가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삼성전자가 AMD에 HBM3를 납품하기 시작했다는 기사가 올라왔다는 점입니다. 물론 AMD AI 가속기가 시장에서 미미한 스코어를 기록하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만 그나마 양산하여 납품을 시작했다는 것은 고무적인 일이라 할 수 있습니다.
양산에 차질을 빚는 것으로 나타났던 삼성전자의 HBM3가 납품을 시작했다는 점에서 어느 정도의 양산 수율을 잡는 데에 성공했다고 보이는 부분입니다. 어찌 되었든 중요한 것은 HBM3를 통해 물꼬가 트인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파동이 일반 소비재 DDR5 시장에까지 흘러가는 일일 것입니다. 아직까지는 글로벌 IT 경기가 냉각되어 있어 실적의 반등이 어려워 보입니다마는 2024년에는 메모리 반도체 기업의 본격적인 턴 어라운드가 시작될 것으로 보이는 바 어두운 터널에도 어느 정도 끝이 보인다고 생각됩니다.
메모리 반도체 사업은 한국 전체 수출 실적에서 꽤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한국 경제가 현재 어려움을 겪는 이유도 반도체 경기가 계속 개선되지 않는 이유가 크게 작용합니다. 그만큼 이젠 어둔 터널을 뚫고 회복의 사이클로 이행하는 것이 절실하게 필요합니다. HBM이 시장의 게임체인저로 등장하면서 어느 정도 상승 모멘텀의 물꼬가 트였습니다. 부디 좋은 분위기가 소비자 시장까지 이어져 빠른 메모리 업황의 회복으로 이어지길 기대해 봅니다.
삼성전자와 SK 하이닉스는 어려운 경기 침체로 인해 지속적인 적자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메모리 반도체 기업의 주요 수익원은 소비자 제품인데, 스마트폰과 PC 시장의 침체가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HBM3는 주목받는 기술이지만 아직 주요 수익원으로 자리잡지 못하고 있으며, 엔비디아에 의한 공급 계약에도 어려움이 있습니다.
메모리 반도체 산업의 어려움은 한국 경제 전체에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산업의 회복이 필요합니다.
메모리 반도체 기업은 HBM3를 통해 회복을 기대하며, 2024년에는 턴어라운드의 시작이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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