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여행할 때 편의점은 좋은 식당이다.
나홀로 떠나는 여행의 목적은 두 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생각의 정리이고 다른 하나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착안하는 것이다. 여행을 떠나는 길에는 생각의 가지를 자유롭게 뻗어 자라도록 내버려 두고, 돌아오는 길에는 가지치기를 한다.
위의 과정에서 불필요한 것은 허기짐이다. 이 불필요한 과정을 가장 경제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 나는 편의점에서 요기를 한다. 물론 가족이나 친구들과 여행을 할 때는 맛있는 것을 먹으러 간다. 오히려 음식이 목적이 되는 여행이 대부분이다.
공도에서 만나는 편의점은 사막에서 만나는 오아시스 같다. 여행 중에 갑자기 맞닥뜨리게 되는 필요를 채울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한국의 편의점 개수가 일본의 그것을 넘어섰다고 하는 기사를 봤다. 반대로 대형마트는 줄어들고 있는 추세이다. 소비 패턴과 가족구성의 변화가 만들어낸 결과이다.
추석 명절 연휴가 시작되는 날 아침 일찍 찾아온 어느 시골의 읍내 편의점, 그 무거운 유리문을 열고 나오니 아스팔트 바닥으로부터 뜨거운 열풍이 싸구려 대패삼겹살처럼 내 무릎으로 말려들어 온다. 추석이라는 말이 무색한 날씨다. 시골에서는 청년들을 찾을 수 없고 노인네들만 남았으며, 코가 큰 슬라브계 외국인들이 한국인보다 많이 걸어 다닌다. 2024년 가을, 많은 것이 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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